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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의 중요성'에 해당되는 글 1

  1. 2009.06.19 고맙다는 말 한 마디, 그렇게 어려울까? (48)
 

 말 한마디로 천냥 빚 갚는다는데... 



비오는 날, 버스정거장에서 두명의 한국 청년을 만났다. 직장이 위치한 침사초이는 우리나라로 치면 명동처럼, 내국인과 외국인이 북적거리는 곳이다. 비는 추적추적 내리는데 우산도 쓰지 않고, 지도와 버스안내표지판을 보며 고민하는 모습이 안스러워서 쳐다보다 눈이 마주쳤다. 길을 물으려는 듯, 한 청년이 "Excuse me~"하고 말을 걸어왔다. 한눈에 봐도 한국사람인지라, "어디 가시계요?"하고 한국말로 되물었다. 조금 놀라는 표정이다.
 
청년A : "공항가요. 몇번 버스를 타면 되나요?"  
나 : "A21번을 타세요."
청년A : "여기서 타나요?"
나 : "네, 20분에 한대정도 있어요."
청년B : "버스비는 얼마인가요?"
나 : "33불이요."
청년B : (친구에게) "거봐. 33불이잖아. 동전 바꿔야 한다니까."
청년A : "여기 근처에 편의점이 어디 있나요?"
나 : "저기 앞에 보이는 건물 왼쪽으로 돌아가시면 바깥에 하나 있어요."
청년B : "내가 가방 보고 있을테니까 얼른 가서 바꿔와."

청년A는 후다닥 편의점 방향으로 뛰어갔고, 청년B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멀뚱히 서있다. 뭘 바라고 길을 알려준 건 아니었지만, 건성으로라도 "고맙습니다." 한 마디 해주기를 바랬는데 가만히 무표정하게 서있다.
 
괜히 뻘쭘해진다. 내가 생각하는 정석은 이런 거다. 너무 무리한 상상인가?  

청년 : "고맙습니다. 홍콩 사시나 봐요?"
나 : "네. 여행오셨나봐요. 즐거우셨나요?"
청년 : "재미있더군요. 또 오고 싶네요." 혹은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고생만 했어요. 길도 헤매고."
버스가 온다.
나 : "그럼, 조심해서 가세요."
청년 :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나중에 편의점에서 돌아온 청년A는 굳어있는 내 표정을 본 건지, 버스에 오르기전 "감사했습니다."라는 말을 한마디 남기고 버스에 올랐다. 하지만 내 마음은 이미 굳게 닫혀 버렸다. 뭐 다시 만날 기약은 없는 낯선 사람이지만, 내게는 좋지 않은 인상을 남겼다.  
 
 

 세상엔 사소하지만 마법같이 마음을 움직이는 말이 있다.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꼭 멋진 선물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상황에 맞는 적절한 말 한마디는 마음을 여는 열쇠가 된다. 예전에 호주인 엄마가 유치원생쯤 되는 아들에게 말하는 걸 인상깊게 본 적이 있다.
 
아들 : "Mum, I want this."
엄마 : "What is the MAGIC WORD?"
아들 : "PLEASE~"
엄마 : "OK. You take that."
아들 : "THANK YOU!"   
 
부모가 자식에게 공치사를 듣고 싶어서 고맙다는 인사를 시키는 건 아닐거다. 학교를 가기 전까지 아이들은 가정안에서 많은 걸 배우고, 인격을 형성하고 생활습관을 익한다. 가정에서부터 자신이 받은 친절에 대한 감사를 표현하는 걸 가르치고, 습관을 들이면 아이의 인생이 풍요로워진다고 생각한다.  
 
"고맙습니다", "죄송합니다.", "부탁드립니다." , "덕분입니다." 등의 말을 진심과 함께 적절한 타이밍에 던지면, 그 말들은 마법주문처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발휘한다. 상황을 바꾸고, 주변사람들이 내 사람으로 거듭난다.

호의에 감사하는 사람앞에서는 내 수고스러움도 다 잊고, 더 많은 걸 해주고 싶어진다. 상대방의 실수에 화를 내려고 하다가도, 급히 사과한다면 마음은 누그러든다. 진심으로 부탁하는 사람에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해주고 싶어진다. 

작은 친절과 배려에도 감사하는 마음에 당신의 인생과 세상이 더 아름다워진다. 말 한마디로 인생과 세상이 달라진다니 참 쉽지 않은가. 
Posted by 검도쉐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