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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동북공정 대응논리'에 해당되는 글 1

  1. 2009.08.31 [교민소식, 2007년 6월호] 홍콩 거주 발해사 전문가 김광석 교수를 만나다
[달팽가족이 만난 사람들] 홍콩한인회 잡지 교민소식에 연재했던 인터뷰 기사입니다.


역사란 과거에 있었던 사실이나, 현재에 재해석되며, 미래를 전망하는 창이 된다. 얼마 전부터 인터넷을 비롯한 각 매체에서 '동북공정'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으나, 일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지 않아서인지 그 핵심과 영향력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고 있는 분들은 그다지 많지 않은 것 같다. 명백히 한반도 역사의 일부이면서도 그 간 역사연구 중심의 가장자리에 있던 발해사를 연구하고 그 연구의 결과로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응하는 '반속국론'을 주장하고 있는 김광석 교수를 만나 그의 주장과 논리를 들어보았다.


 

 '동북공정'이란 단어의 정확한 뜻은 무엇입니까?



'동북공정'은 '東北邊疆歷史與現狀系列硏究工程'의 줄임말로, 우리 말로 옮기자면 '동북 변경지역의 역사와 현상에 관한 체계적인 연구과제'쯤 되겠네요. 중국 국경 안에서 전개된 모든 역사를 중국의 역사로 편입하려는 연구 프로젝트로, 중국의 전략지역인 동북지역에 관련된 고구려, 발해 등 한반도와 관련된 역사를 중국의 역사로 만들려는 것입니다. 엄연한 한국사의 실체인 고구려나 발해를 고대 중국의 동북지방에 속한 지방정권이었다고 전제하고 그에 따른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라도 그렇겠지만 저 개인적으로도 분개해 마지 않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조선, 고구려, 발해 등 한반도의 고대역사를 말살하여 역사와 민족의 자긍심과 자주성을 빼앗고, 우리 민족을 혼란 시키며, 국가 기반을 흔드는 일이라고 여겨, 미약하나마 여태까지의 연구성과를 발표하게 되었습니다.


 

 최근 발표한 논문에 대해서... 



1991년 '발해족의 형성과 그 사회형태 연구'라는 350페이지 정도되는 발해에 대해 백과사전식으로 서술하는 논문을 홍콩, 대만에서 발표했었으나 그 후에는 생활 및 기타여건에 의해 연구가 미진했었습니다. 몇 년 전부터는 건강도 여의치 않지만 작년 중국측의  '동북공정' 발표 이후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서 다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지난 4월 27일 서울 동북아역사재단의 제3차 발해사 학술 발표회가 있었는데, '중국 동북공정에 대한 초보 대응 논리(부제: 반박 속국론)'이란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발해의 자주성 상실이란 양국 간 해석의 차이 




핵심내용은 '동북공정은 한국 고대사를 말살하려는 저작작업'이며 그 근거로 '조공과 책봉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동북공정에서는 '발해는 초기 연합국가가 형성되었을 때는 자주국가였으나, 조공과 책봉을 자진하여 받아들임으로 자주성을 상실하였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양국 간 언어 해석의 차이에서 비롯된 그른 해석이라는 것이 제 주장의 논지 입니다. 예를 들어 한국어에서는 '톺읍'라는 말은 '동쪽, 서쪽'이라는 방향으로만 쓰이지만 중국어에서 '톺읍'의 1차적 의미는 '사물' 이고, 그 다음에 방향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와 같은 해석의 차이가 역사적 인식을 다르게 해석하게끔 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중국 책의 자료에 보면, 발해 말갈족이 당에 조공을 바친 것이 기록되어 있는데 그 조공내역이 명마 40필에서 많게는 10,000필까지 1년에 1-2회 정도 조공을 바쳤으며 조공사는 500여명의 큰 무리를 지어 움직였다고 합니다. 조공품이라 하기에는 이것 만으로도 너무나 큰 규모가 아닙니까? 게다가 명마 등의 군필품과 더불어 밍크, 모피 등 사치품을 몇 백장씩 대량으로 상납하고, 황제에게 동북지역의 정세를 제공하는 대가로 발해의 수령은 중국 남방지역에서만 생산 가능한 면화를 받았다고 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군신관계를 형성하여 예물을 바쳤다기 보다 서로간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조공이라는 공무역 형태를 빌어 국제무역을 펼쳤다고 저는 해석하고 있습니다. 수령들이 당시 국제무역에 큰 역할들을 하였고 이는 조공이라기 보다 쌍방의 이익을 얻고자 한 친선관계의 무역형태였다는 것입니다.


 

 자주성 강했던 발해인들, 관직책봉은 예속관계 형성이 아니라 친선외교의 상징




이런 관계가 장기적으로 계속됨에 따라 당나라는 발해를 신임하게 되었고, 더 쉽게 동북지역을 통제하기 위해서 발해 말갈의 수령에게 지방관리로서의 명예직을 수여했다고 봅니다. 이러한 관직의 책봉은 정치적 예속관계의 형성이라기 보다는 친선외교 관계의 상징입니다. 스스로를 발해민으로 칭하고, 자국의 깃발인 발해생을 사용하고, 한자를 변형한 독자적인 문자를 사용할 만큼 자주성이 강했던 발해인들은 무력적인 수단으로 굴복 당해 조공과 책봉을 통한 예속관계가 된 것이 아닌 스스로의 필요와 정세에 따라 서로 유익을 따내는 국면의 외교정책을 선택한, 현명하고 자주적인 민족이었다는 것입니다. 발해문자에 능해 외교문서의 번역을 맡기도 했던 시선(詩仙) 이백(李白)도 혁만서에서 당나라 사람들이 발해를 습관적으로 고려, 백제로 칭하며 자국이 아닌 외국으로 보고 있다는 내용도 발해가 자주국이었다는 하나의 증거가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야 당연히 그렇게 생각하지만 그 논지로 중국 측의 주장이 꺾일까요?




중국도 그렇게 쉽게 자신들의 주장을 거두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 그들의 주장이 옳다고 주장하려면 그만한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발해와 당나라 간의 무역이 그들의 주장대로 단순히 발해의 조공이었다면 그것은 당나라가 당시 소수민족에게 엄청난 착취를 한 것이며 큰 고통을 준 것이기 때문에 비판 받아 마땅한 일이라는 것입니다. 앞서 말씀 드린 바와 같이 그토록 큰 규모의 물품들이 당나라에 예물로 바쳐졌다면, 그것은 힘없는 이웃나라를 괴롭힘으로 현재 국제적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는 일본의 경우와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중국도 위안부 문제니 남경학살 사건 등으로 일본에게 그 선조들의 책임을 묻고 있지 않습니까? 중국이 이러한 비판에서 벗어나려면 명확히 발해의 반속국론을 선언하고 동북공정이라는 자신들의 주장을 거두어야만 합니다.



 

 논문발표를 하면서 독자들에게 바라는 바가 있으실 텐데요. 




'동북공정'은 오랫동안 준비되어 왔으며 배후에 계획성이 있다고 봅니다. 중국 내의 불안요소를 잠재우고, 대외적으로 한반도 통일 이후 불거질 수 있는 영토분쟁의 소지를 없애려는 매우 정치적인 프로젝트라고 생각합니다. 역사적 정통성이 없는 민족은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방황하고, 튼튼하게 서기가 힘듭니다. 단순히 몇몇의 학자가 대응하기 보다는 정부, 학술기관은 물론 범국민적인 한국고대사 지키기 운동을 펼쳐져야 합니다. 그를 통해 '동북공정'의 실체를 밝히고, 우리의 역사를 지켜야 할 것입니다. 일본의 잘못에 대해 책임을 묻는 중국에게 우리 또한 바른 역사 세우기를 요구해야만 할 것입니다. 중국정부는 '동북공정'이 동북아 평화와 안정에 얼마나 위협이 되는지를 깨닫고, 역사를 더 이상 곡해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그와 더불어 우리는 논리를 가지고 반박할 수 있도록 학술적 역량을 더욱 키워나가야 합니다. 여러분들 모두가 힘이 되어서, 우리의 역사를 지키도록 도와주십시오.




김교수는 현재 파킨슨 병이라는 어려운 병으로 투병을 하고 있다.
3시간 여 긴 인터뷰 내내 힘들어 하면서도 동북공정의 부당성에 대해 조금이라도 세세히 설명하려 애쓰려는 모습을 보며 그의 가슴 가득 넘쳐나는 열정을 느꼈다.
남들이 알아주지 않을 수도 있는 열정, 아니 어쩌면 기득권 자로부터 있을 수도 있는 불이익을 감수하면서 까지 그토록 외쳐 알리고자 하는 그의 열정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아마도 역사는 바로 쓰여져야 하며 더욱이 우리 민족의 역사가 왜곡되는 것을 방관할 수 없다는, 또한 앞으로 나타날 수 있는 강대국의 역사침탈을 막고자 하는 노학자의 소망이 그 열정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세계의 국제관계는 서로 상부상조하여 모두의 유익을 구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하고, 오직 명백한 진실만이 역사책에 기록되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실제로는 어느 나라나 자국의 이익을 우선하게 되어 있고 세계사는 강대국의 관점으로 기록되는 것 또한 유구하게 있어 온 불공평이 아니던가.

우리가 정신 차려 지켜내지 않으면 그 옛날 우리 역사가 중국 당나라의 이기적 시각으로 쓰여졌던 것처럼 앞으로의 역사 역시 그렇게 기록될 수 있고, 앞으로 쟁점이 될 수 있는 양국간 영토분쟁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서게 될 것이라는 김광석교수의 지적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역사는 현재의 권력자에 의해서 늘 다시 쓰여진다. 외교적으로,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우리나라가 선진화되어 더 이상 동북아의 강대국들 사이에서 피해보는 일이 없기를 바라며 오히려 주변의 상황을 현명하게 이용하며 번영의 역사를 이어나가기를 기대해본다. 이후 우리에게 한반도를 물려받을 우리의 후손들에게 부끄러움 없는 역사를 물려주어야 하므로…
Posted by 홍콩달팽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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