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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관부인'에 해당되는 글 1

  1. 2009.08.31 [교민소식, 2007년 3월호] 제 5회 개인전에서 만난 백희영작가
[달팽가족이 만난 사람들] 홍콩한인회 잡지 교민소식에 연재했던 인터뷰 기사입니다.


센트럴 역에서 내려, 세련되고 현대적인 디자인의 멋진 건물들을 가로질러 홍콩공원으로 향한다.  자칫 삭막하기 쉬운 도시의 공기를 온화하게 바꿔주는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도시 속 공원.  홍콩공원은 향긋한 차와 딤섬을 함께 할 수 있는 고풍스러운 Tea House가 있어 개인적으로 더 좋아하는 곳이기도 하다.  공원 위쪽 제일 끝에 위치한 흰색의 멋스럽고 정갈한 건물이 바로 작품전이 열리는 홍콩 비쥬얼 아트센터이다.  전시회장으로 들어서니, 금박 은박을 입혔지만 색감이 투박하고, 질감이 독특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작품들이 눈에 띈다. 동양적이면서, 현대적인 느낌이다.  안 쪽에서는 작가 백희영씨가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손님들에게 작품설명을 하고 있다.  백희영씨를 보며 든 첫인상은 동양화와 서양화가 조화된 듯한, 그리고 단아한 듯 화려한 자신의 작품들과 흡사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내부에는 또 다른 느낌의 작품들이 자리하고 있다.  강렬한 태양만큼이나 자극적인 색채의 아프리카를 담은 작품들, 아름다운 자연의 축복을 누리고 있는 캐나다의 메이플과 설경을 소재로 한 유화도 눈에 띈다.




그림들에서 다양한 문화권의 색감이 느껴지는데, 어떤 곳에서 작품의 소재를 찾는지..

''남편이 외교관이다보니, 지난 30여년간 다양한 나라들에서 살 기회가 있었어요.  홍콩에 오기 전에 지냈던 아프리카의 케냐, 멕시코, 캐나다 등 남편이 부임하는 곳에서 각 나라의 특징을 포착해서 그림을 그렸지요.  일상생활에서 영감을 얻습니다.  일부러도 여행을 다니는데, 그림을 그리는 사람으로서 다양한 나라에서 생활할 수 있었던 것은 감사한 일이지요.''




홍콩에서는 어떤 소재를 찾았는지...

"홍콩에 온 지는 2년 반 정도 되는데, 그 전에 캐나다에 있을 때는 자연이 좋아서, 자연을 소재로 그림을 그렸었는데, 홍콩은 많이 도시화되어 있더라구요.  그래서 뭘 그릴까 하고 생각하다가, 예전부터 그리고 싶었던 흙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홍콩 사람들 돈 좋아하잖아요.  그래서 그 위에 금박, 은박을 입혀봤어요.
캔버스에 중국 둔황의 흙을 발라 즐겨 다루는 소재를 사용해 유화와 함께 금박을 입혔더니 동양벽화 같으면서도 자연스럽고, 투박한 그 독특한 느낌이 좋더라구요.  사람들 반응도 좋았구요.
흙을 이용한 그림방식도 찾았으니 앞으로는 더 심도 있게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전공과 이야기...

"원래는 이화여대에서 동양화를 전공했어요.  해외에서는 재료를 구하기가 쉽지가 않아서 멕시코에 갔을 때부터 유화로 바꿨어요.
프랑스 파리에서 Academy Port Royal에서 공부했는데, 운이 좋게도 Le Salon Artisted Francaise에서 동상을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하는 계기가 되었어요.  그 후 몬테카를로국제미술전에 초대를 받아 전시도 하구요.  젊은 시절에는 반짝이는 영감이 장점이겠지만, 나이가 들면서 인생의 깊이를 알고 연륜이 생기면서 그림이 좋아지는 것 같아요."
가족 이야기..
"아들이 둘인데, 둘 다 직접 미술을 하고 있지는 않구요.  큰 아이는 대우 인터내셔널에 근무 중이고, 작은 아이는 한양공대 컴퓨터 공학과에 재학 중이에요.  큰 아들은 그림에 소질이 있어 학교에서 창조적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미술을 하지는 않았어요.  남편(조환복 주홍콩 대한민국 총영사)은 그림을 좋아하고, 많이 도와주세요.  이론적인 면에서는 저보다 더 해박하고, 미술사 박사하고 이야기해도 밀리지 않을 정도랍니다.  그래서 마음으로 많이 의지가 되지요.  영사관 관저에 그림을 걸어놓으니 손님들을 모실 때 이야기를 풀어나가기가 더 좋아서 도움이 되기도 하구요."



그의 작품들은 오랜 해외생활에서의 경험이 녹아들어, 동양적인 신비함과 서양적인 화려함, 정교함이 잘 어울린 독특한 작품세계를 형성하고 있었다.  작품들이 비쥬얼 아트센터의 정갈한 분위기와 무척 잘 어울리는 이유가 아마도 이곳이 영국과 중국이 100년의 세월 동안 함께 공존해 왔던 홍콩이고, 두 나라의 예술의 혼이 스며있는 건물 안에 걸린 백작가의 작품들 또한 동서양의 유려함이 고스란히 녹아있기 때문이 아닐까... 전시장을 둘러보며 짧은 소회를 가져 보았다.

시간과 함께 묵으며 향이 좋아지는 와인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풍부해지고, 성숙해질 그의 작품세계를 기대하며 작품전 이후 오래지 않아 홍콩을 떠나가는 작가 백희영씨와 조환복 총영사에게 언제나 행운이 함께 하시길 기원 드린다.
Posted by 홍콩달팽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