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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첫회부터 보기 시작해 나의 주말을 기쁘게 해주던 <탐라는 도다>가 어제 16회로 아쉬운 막을 내렸다. 70%이상 사전제작했다는 점도, 배우가 하나같이 선남선녀인 점도, 신선한 소재, 그래픽과 코믹한 요새를 잘 사용해 만화가 원작인 느낌을 잘 살린 것도 다 마음에 들었는데 일찍 종영하다보니 마지막이 너무 극적으로 끝난 것 같아 좀 아쉽다.
 
극중의 주인공들은 다 사춘기를 막 지나 어른이 되려는 도중의 청소년정도로 비쳐졌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감이 가득한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가졌거나, 세상에 대한 책임감과 의협심, 충심이 넘치는 또릿또릿한 눈망울을 가졌거나, 반항기 넘치는 차가운 카리스마가 스치거나 하지만 그들은 아직 뜨거운 가슴을 가진 청소년들이었다.
 
 

 조국을 부정하던 얀 가와무라가, 조선의 김윤이 되기까지


외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얀이 참 안스러웠다. 초반부부터 시종일관 냉정하게 말하고, 계산적으로 행동하려고 애쓰지만 그 안에 있는 다치고 싫어하는 연약하고 상처많은 자아의 자기보호가 느껴졌다. 그에게 조국이란 무엇이었을까? 부모를 지키지 못했지만 부모가 잊지 못하고 살아가는 나라 조선이 조국인가? 자기가 태어나고 자란 일본이 조국인가? 그는 차라리 모든 것을 떠나서 자신은 그저 뱃사람이라고 답했다.
 
한나라에서 태어나서 자란 사람은 조국에 대한 혼란을 느끼지 않는다. 자기를 둘러싼 공기처럼 너무도 자연스러운 것이 조국이니까. 그리고 사리판단을 하기 전부터 가정과 학교등을 통해서 애국에 대한 가치를 의식적으로,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교육받는다. 말만 봐도 그렇다. 한국사람에게는 세상에 두가지 나라가 있다. <우리>나라와 <남의>나라. 하지만 외국에서 살게 되면 조국에 대한 인식은 희박해지기 마련이다. 현지에서 적응해서 살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환경이 바뀌면 아무래도 현지문화와 가치관에 익숙해지기 쉽다.
 
박규는 얀이 일본으로 끌려간 도공의 자식으로 김윤이라는 것을 알아내고, 그의 애국심에 호소했다. "너의 조국이 정말 다른나라에 넘어가는 것을 지켜보겠냐"고. 사대부로서 엘리트 교육을 받아오고, 오블리스 노블리제라고 할까, 책임감, 충성을 미덕으로 알아온 그에게 조국이란 내 목숨을 걸고도 지켜야 하는 것이었다. (물론 그 뒤에는 충성에 대한 반대급부로 조국 역시 그와 그의 집안에게 특권과 부를 선사했다는 전제가 있다.) 하지만 그것이 얀에게도 통할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 드라마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끌려간 도공의 아들로서의 그의 유년시절은 꽤나 괴로웠을 것이고 그래서 그는 거친 바다로 일찍이 길을 나섰을 것이다. 일본에서 부딪혔을 현실의 벽과 정체성의 혼란에 대한 방어기제로 그는 자신안의 모든 감정을 억누르고 이성적이고 계산적으로만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으로 자랐다. 소위 말하는 쿨한 사람이 되려고 지속적인 노력을 했을 것이다. 자신과 뿌리에 대한 긍정적인 자아가 형성되지 않은 그에게 타인에 대한 배려나 애정, 우정, 애국같은 정신적인 것들과 감정들은 배타해야할 것이고, 불필요한 것들이었다.
 
그런 그가 변했다. 그의 주위의 인물들, 윌리암, 박규, 그리고 버진을 보면서 그는 처음엔 짜증을 냈다. 왜 어리석게 감정의 노예가 되어서 사물의 판단이 흐려져서 당연히 도망쳐야 할 순간에 남고, 다른 사람을 위해서 자기가 어려운 상황에 처하는 것일까. 왜 자신의 안전과 이익을 먼저 생각하지 않고, 목숨을 걸고 타인을 살리려는 것인가. 그는 그들을 보면서 성장했다. 조국이란, 그리고 친구란 당장에는 나를 힘들게 하고 어려움에 처하게 하지만 어느 순간 나를 보호해주는 나보다 더 큰 나라는 것을 깨닫는다. 아마 그의 부모가 말로 전해주려고 노력했지만 전하지 못했을 그 무엇을 또래 친구들의 행동을 보면서 그는 깨우치게 된다.

 

 위험을 무릅쓰고 결정적인 순간에 조국에게 기회를 주다.


그는 결정적인 순간에 조국에 기회를 준다. 막대한 부가 걸린 거래를 앞두고 안전한 이익보다는 친구들을 위해 위험한 쪽에 한번 걸어본다. 그가 말한대로 상인의 기본은 신뢰다. 그는 그동안 정보책으로 조선에 들어와서 정보활동을 했고, 혼자서 모든 정보를 쥐고 있었는데 그 정보를 차단하고 거짓정보를 제공했다. 만일 상부에 밝혀진다면 그는 향후 상단에서 일하지 못하게 되고, 쫒겨날 수도 있는 위험을 감수했다. 그리고 친구들에게 기회를 주었다.
 
열혈 해녀들의 공격과 탐라주민들의 필사적인 방어로 서린상단의 배는 막대한 양의 은과 함께 바다로 침몰한다. 동인도회사의 보스는 얀의 말을 듣고, 배를 정박하지 않고 바다밖에서 기다린 것에 대해 안도하고, 얀을 신뢰하게 된다. 전화위복이다. (물론 이 드라마는 해피엔딩을 꿈꾸는 순정만화를 원본으로 하기 때문에 현실에서도 이렇게 되리라고는 생각하기 어렵지만, 해피엔딩을 믿고 싶다.)
 
그 순간 얀의 밝은 미소. 그리고 그 전에 궁궐에 잠입해서 버진이가 윌리암과 박규를 구해내고 난 후 그 모습을 바라보던 얀의 미소. 그 모습을 보는 순간 왠지 마음이 짠했다. 어디서나 이방인이었던 그가 마음 한켠에 조금은 조선을 머금었다는 느낌이 들어서였다.
 
조금 오버하자면 그의 모습을 보고, 조국에서 버려지고 외면당해 외국으로 입양된 한국아이들의 모습이 겹쳐졌다. 그 아이들이 상처입고, 닫힌 마음이 얀처럼 우정과 경험을 통해서 열리고 치유되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조국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도 가지게 되어 얀처럼 미소지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관련글] - 탐도 최종회,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서린을 보며


Posted by 홍콩달팽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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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leeesann.tistory.com BlogIcon pennpenn 2009.09.28 15: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보았습니다.
    스킨이 달라졌군요~

  2. Favicon of https://jongamk.tistory.com BlogIcon 핑구야 날자 2009.09.28 17: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거의 시청하지 못했는데 종영을 하는군요...ㅜㅜ

  3. Favicon of https://blue2310.tistory.com BlogIcon 드자이너김군 2009.09.28 20: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오~ 조금씩 블로그가 변신을 하고 있어요. 얀처럼..ㅋ
    편안한 밤 되세요~

  4. Favicon of https://lovetree0602.tistory.com BlogIcon 초록누리 2009.09.28 22: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ㅎ
    저도 얀에 대해서 한마디 할려고 했는데 글쓰다 잊어버렸어요...
    얀 마지막에 멋졌어요. 그전에 버진이랑 티격태격하는 것도 귀여웠고...
    글 잘 읽고 가요^^*

  5. Favicon of https://preciousness.tistory.com BlogIcon ♡ 아로마 ♡ 2009.09.28 23: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정말 멋지죠~
    은근 섹쉬한~ 우훗~
    멋진 남자들을 이제 못본다고 하니~ 눈물이 앞을 가린다는~ ㅡㅡ;

  6. Favicon of http://pinkwink.kr/ BlogIcon PinkWink 2009.10.01 02: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확실이 팬층을 생각보다 두껍게 가지고 있는게 분명한듯보입니다.
    저도 이번 추석을 얘네들과 함께할려구요^^

아내의 육아일기에서 발췌, 정리한 내용입니다.

 

 '다르다'와 '틀리다'


다양한 색과 모양이 어울린 수조관이 더 아름답지 않은가.

'다르다'와 '틀리다'는 다른 개념인데, 어릴 때 자주 혼동해서 쓰곤 했다. 나와 '다른' 너는 '틀렸다'는 발상은 지극히 유아적인 것이 아닐까 한다. 

아이들은 주변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은연중에 전부 흡수해서 따라한다. 어릴때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 하는 것은 부모님이나 선생님. 부모님이나 선생님은 늘 정답을 가지고 있으면서 아이의 행동을 판단하고 가르킨다. "그렇게 하면 안되는거야.","그래, 맞아." 주위사람들의 그런 반응은 아이에게 모든 행동에는 '옳은 행동'과 '틀린 행동'이 있다는 걸 심어준다.

단순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세상을 단순화하다보니 세상을 '선'과 '악', '옳고, 그른 것'으로 이분화하게 가르킨다. 그래서 동화속 세상에는 주인공과 주인공의 반대편에 있는 악당이 존재한다. 그렇게 세상을 바라보니, 자신과 다른 것은 틀린 것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세상의 '선'과 '악'사이에 매우 넓은 회색지대가 존재하고 있다는 걸 깨닫는다.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성숙한 사람은 객관적으로 사고하기 위해 노력하며, 나와 다른 타인의 생각과 행동들을 존중하면서도 비판적으로 바라볼 줄 안다.  그것이 아마 홍세화씨가 <나는 파리의 택시운전사>에서 이야기했던 똘레랑스 정신이 아닐까 한다. 

 

 관용, 타인에 대한 상호존중


자아가 형성되고 자기주장이 강해지는 3-6세 경에는 떼쓰고, 자기 고집을 부려도 너무 눌러버리면 소극적인 아이가 되기 쉬우니 (말로 설득시키기는 어려운 나이이지만 눈높이를 맞춰) 가능한 이해시키고, 내버려두었지만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들어가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나이가 되면 자기 주장을 굽히고, 타인의 주장을 존중하고 타협 절충하는 방법을 좀 더 배워야 한다.
 
아이들은 주관적이다. 내가 아프면 남도 아플 것이라고 생각하고, 내가 좋아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도 좋아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어른들은 관심없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놀이를 어른들이 함께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아이와 대화를 많이 나누며, 상황에 따라 사람마다 다른 의견이 있음을 주지시켜야 한다. 역할극을 통해 타인의 입장에 서보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대한민국은 세계 최고?


할로윈 의상으로 개성을 뽐내는 아이들과 선생님.

아이가 한동안 한국위인전과 애국심을 강조한 책을 읽더니,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하기 시작했다. 국수주의적인 발상을 가지고, 대한민국이 세상에서 제일 좋은 나라이며 다른 나라는 덜 좋다라는 발언을 하기에 이르렀다.
 
물론, 한국인으로서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나라는 모국이다. 늘 내 나라, 내 뿌리에 대해 생각하고 감사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문제는 다른 나라는 무시하고, 우리 나라만 인정하다보면 결국 세상에 적을 만들고 고립된다는 것이다. 이미 각 나라는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고, 고립되어 살 수 없는 시대다. 정말 애국하는 길은 다른 나라를 무시하고 그 위에 올라서려는 것이 아닌, 다른 나라를 지구촌 이웃으로 인정하고 우호적인 관계 속에서 한국의 긍정적 이미지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아닐까 한다.
 
타인/타국에 대한 존중은 결국 나 자신에 대한 존중으로 되돌아 오기 마련이다. 나와 '다른' 타인과 함께 살면서 스펙트럼 무지개처럼 아름다운 세상의 색을 만들어 가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
Posted by 검도쉐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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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sapzzil.kr BlogIcon sapzzil 2009.07.14 16: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쵸...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인데...
    사람들은 그것을 인정하지 못할때가 너무 많아요...그래서 서로 아규도 생기고....쩝...

  2. Favicon of http://birke.tistory.com BlogIcon 비르케 2009.07.15 05: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구촌이란 말 참 잘 만들어진 단어 같아요.
    아이들의 마음속에 깃든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과 함께
    세상을 향한 넉넉한 마음까지를 가져보길 저도 바란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