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9

« 2019/9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  
  •  
  •  
  •  

'서른살이 심리학에게 묻다'에 해당되는 글 1

  1. 2009.11.28 [독서노트] 30대의 자아찾기 - '서른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4)
고등학교때부터 나는 어서 빨리 서른살이 되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다. 나이 서른이 되면 인생이 어느 정도 명확해지고, 능력도 있고, 멋지고 여유있는 어른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감수성 예민하고 날카로운 10대 후반을 지나, 역동적이고 끓어오르는 가슴을 가진 20대를 보내고, 드디어 로망의 30대에 접어들었지만 나이라는 숫자만 변했을 뿐 다른 건 변한 게 없었다.
 
서른살에도 나는 여전히 사춘기 소녀처럼 방황하고, 우유부단했다. 직업을 가지고 생계를 책임질 수 있는 능력은 가졌으나, 내가 꿈꾸던 가슴 떨리는 일은 아니었다. 일을 통한 자아실현을 꿈꾸었으나, 직업은 그저 내 시간을 잡아먹고 그 댓가로 돈을 조금씩 쥐어주는 괴물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 서른에도 나는 내가 누구인지 알지 못하고, 불확실한 미래에 괴로워했다. 이게 아닌데..

그게 단순히 나만의 문제는 아니었나 보다. 서른한살인 세 여자를 주인공으로 하는 정이현의 <달콤한 나의 도시>에 이런 구절이 있다. 
 

 스무 살엔, 서른 살이 넘으면 모든 게 명확하고 분명해질 줄 알았다. 그러나 그 반대다. 오히려 '인생이란 이런거지'라고 확고하게 단정해 왔던 부분들이 맥없이 흔들리는 느낌에 곤혹스레 맞닥뜨리곤 한다. 내부의 흔들림을 필사적으로 감추기 위하여 사람들은 나이를 먹을수록 일부러 더 고집센 척하고 더 큰 목소리로 우겨 대는지도 모를 일이다. 아무튼 말들은 잘한다. 각자의 등에 저마다 무거운 소금 가마니 하나씩을 지고 낑낑거리며 걸어가는 주제에 말이다. 우리는 왜 타인의 문제에 대해서는 날카롭게 판단하고 냉정하게 충고하면서 자기 인생의 문제 앞에서는 갈피를 못잡고 헤매기만 하는 걸까.

이 책은 그런 30대를 부모처럼 부드러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감싸주고, 위로해준다. 때론 친구처럼 날카로운 분석과 함께 변화할 것을 경고하기도 한다. 다양한 케이스를 다루고 있는 이 책의 어떤 부분에서인가는 대부분의 30대가 '내 이야기야.'라고 동질감을 느끼지 않을까 싶다.

책의 표지를 보면 한 여자가 창을 통해 바닷가를 바라보고 있다. 그녀의 뒷태를 보면, 늘씬하고 세련된 것과는 거리가 멀다. 등, 엉덩이, 종아리에는 군살이 어느 정도 있고 옷도 특징없이 평범하고 편안해 보이는 옷이다. 
 그 책 역시 이 여인처럼 꾸밈없이 솔직하게 평범한 30대의 심리를 바라보고 있다.

공감했던 챕터들
 
 
왜 쿨함에 목숨 거는가?
무수한 선택의 가능성, 그 저주에 대하여
무엇인가로부터 도망치기 전에 기억해야 할 것
이제 그만 '조명효과'에서 벗어나라
그들이 진정한 멘토를 만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서른 살, 방어기제부터 점검해 보라.
지금 극복하지 않으면 평생 끌려다닐 문제
유능한 사람들이 특히 많이 빠지는 함정
'피해자 증후군'을 경계하라
나는 왜 만족을 모르는가?
인생을 숙제처럼 사는 사람들
나는 왜 남에게 일을 맡기면 불안해하는가?
부모로서 산다는 것의 의미

공감했던 구절들

해결되지 않은 과거는 현재를 좀 먹는다.
 
우리 마음속에는 상처입은 어린아이가 살고 있다. 그 아이는 상처를 입었는데 아무도 알아차리거나 치료해 주지 않아 마음 안으로 숨어 버린 아이다. 그래서 상처 입은 그 시간에 멈춘 채로 발달조차 멈추어 버린다. 더 이상 자라지 않는 것이다. 물론 마음속 상처입은 아이도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끊임없이 노력한다. 그래서 과거 상황으로 되돌아가 상처받았던 일을 아예 무효화시키려고 하거나, 그 상황을 다르게 재현해 봄으로써 상처를 극복하려고 애쓴다. 우리가 과거의 고통을 자신도 모르게 자꾸 반복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그러므로 만약 비슷한 유형의 사람하고만 사랑에 빠지며, 비슷한 실수를 반복하고, 사랑을 바라지만 막상 사랑에 빠지면 금방 밀어내 버리는 현상이 계속된다면 왜 그런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일이 과거의 기억 중 가슴 아팠던 어떤 일과 연관성은 없는지 생각해 봐야 하는 것이다.

가만히 마음에 귀 기울여 보라. 그래서 마음 안의 어떤 부분이 나에게 이처럼 불안과 두려움을 주는지, 어린 시절의 어떤 기억들이 지금의 나에게 그 그림자를 펼치고 있는지, 어느 시절의 상처받은 아이가 지금 울고 있는지 살펴보라.

과거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있다.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인정하는 것만도 대단한 일이다. 세상에 문제 없는 사람은 없다. 모든 사람이 어느 정도의 문제는 다 가지고 있다. 그래서 정신분석의 선구자인 프로이트가 내세운 정상의 기준도 '약간의 히스테리', 약간의 편집증', ' 약간의 강박'을 가진 것이었다. 이것은 곧 그만큼 어떤 사람도 과거의 상처로부터 완벽하게 자유로울 수 없음을 의미한다. 그러니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부끄러워하거나 부정할 필요가 없다. 다만 그것으로부터 '자신의 문제가 어떤 것인지 아는 것'으로 나아가면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음속 상처입은 아이를 더 이상 모른 체하면 안 된다. 계속해서 비슷한 고통을 겪고 있다면 그 아이가 성장하고 싶어서 내는 소리임을 알아차리고 그 아이가 고통스러운 기억으로부터 벗어나게 도와주어야 한다. 그 아기가 마음껏 울 수 있게 해주고, 어디가 아팠는지 말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상처에 약을 발라 주어야 한다. 그러면 과거의 상처가 아물면서 과거를 떠나보낼 수 있게 된다.

그 과정을 거치고 나면 이후 비슷한 경험을 또 반복하게 되더라도 스스로에게 '지금 일어나는 일은 그때의 일과는 상관없어. 단지 내가 그때처럼 무서운 일이 일어날까 봐 두려워하고 있는거야. 그리고 지금의 나는 그때처럼 아무 힘이 없는 어린아이가 아니야. 그러니까 똑같은 상황이 펼쳐진다 해도 나는 그 상황을 잘 헤쳐 나갈 수 있어'라고 속삭여 줄 수 있다. 물론 이성적으로는 알아도 감정이 해결되지 않으면 큰 도움이 안되는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마음속 상처 입은 어린아이가 미숙한 방어기제들을 써서 고통을 반복하는 것은 막을 수 있다. 발목을 붙잡고 있던 과거에서 풀려나 현재의 자신을 바라보고, 세상을 느끼며, 현재에 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런 노력들을 멈추지 않으면 언젠가 느끼게 될 것이다. 고통이 멈추고, 상처 입은 아이가 울음을 멈추고 성장을 시작했음을...

저자는 주눅이 들어 있는 30대에게 희망의 메세지로 보내며 책을 마무리 한다.
 
젊음과 나이 듦의 장점이 서로 만나고 섞이기 시작하는 나이인 서른의 당신은 당신의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다. 어떤 것이든 당신의 결정과 판단이 옳다고 확신한다면, 그리고 실수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그것으로부터 배울 준비가 되어 있다면, 당신의 미래는 많은 가능성을 향해 열려 있을 것이다. 그러니 당신 자신을 믿고 세상을 향한 발걸음을 힘차게 내디뎌라. 왜냐하면 당신은 언제나 옳으니까!  

인생에 정답은 없다. 내가 선택한 길을 스스로 후회하지 않고,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타인의 시선에 좌지우지 되기에는 내 인생이 너무  짧고, 소중하다. 그녀의 말처럼 내 인생에서 스스로 옳다고 믿는 한  '나는 언제나 옳다.' 좀 더 자신있고 당당하게 살아야 겠다.
 
30대, 화이팅!
Posted by 홍콩달팽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