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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건너온 김'에 해당되는 글 1

  1. 2009.07.28 장인 어른이 보내주신 값비싼 김 2박스 (19)
한국에 한번 다녀올때면 짐이 장난이 아니다. 각종 일용할 식량과 이것저것 한국에서 들고 오고 싶은 것들이 많아서 욕심을 내게 된다. 아내도 나도 먹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신토불이라고 하니 가능한 음식은 한국에서 챙겨오려고 한다.

한국으로 고고씽~

장인어른댁이 인천이라서 홍콩으로 돌아오기 전에는 늘 장인어른댁에서 하루밤을 자면서 짐을 다시 싼다. 아들 딸이 외국에서 산지 몇년이 지나자 장모님은 포장의 달인이 되셨다. 각종 반찬의 국물이 새지 않도록 포장하는 실력, 부피를 최소화하고, 잊어버리지 않도록 꼼꼼히 싸는 것을 도와주신다. 체중계로 무게도 재어가면서 추가요금를 내지 않도록 잘 맞추는 것도 노하우. 그렇게 한국을 떠나는 마지막 밤 처가집은 전쟁터처럼 짐들로 정신이 없다.

짐을 쌀때 가방과 상자별로 필수와 선택을 나누는데, 필수를 먼저 체크인 하고 허용무게가 모자란 경우에는 선택박스에 남긴 짐은 처남이 다시 차에 실고 처가집에 가져다 놓는다. 있으면 좋지만, 추가비용을 지불하고 실고 오기에는 아까운 짐들은 포기하는 것이다. 지난번 한국에서 올때 장모님이 챙겨주신 김 2박스는 눈물을 머금고 포기했다. 현미 5kg을 실었더니, 무게의 여유가 별로 없었다. 물론 홍콩에서도 한국 물건을 많이 팔지만 가격이 좀 더 비싼지라 왠만하면 한국가서 많이 사가지고 온다. 김은 홍콩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으니, 다시 처남에게 들려보냈다.

공항까지 배웅나온 착한 처남. 누가 보면 이민가는 줄 알겠다. 짐이..ㄷㄷㄷ

그리고 나서 딱 일주일 후. 홍콩 집으로 김 2상자가 날라왔다. 아내는 장모님과 통화를 했다.


아내: 이거 왜 EMS로 보냈어요? 운송비가 비쌀텐데.
장모님: 그러게 말이다. 너네 아빠는 못말리겠다. 가져 갈 짐인데 못가지고 갔다고, 우체국에 들고 가서 부치고 왔데. 먹으려고 싸놓은 건데 못먹으면 안된다고.
아내 : 이거 김 한박스가 얼마예요?
장모님: 만원.
 
박스를 살펴봤더니, 운송비는 개당 16,000원, 2박스에 32,000원이 찍혀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군.
장인어른 성격을 아는지라 아내는 잘먹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 날부터 한동안 우리 가족은 김을 반찬 삼아 잘 먹었다. 장인어른의 마음이 담긴 물건너 온 비싼 김으로 맛있게. 먹기전에 꼭 아들에게 한마디씩 했다.
"외할아버지가 너 먹으라고 보낸 비~~싼 김이다. 맛있게 먹어."

외할아버지, 잘 먹겠습니다!!

음식은 가끔 가격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Posted by 검도쉐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