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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의 꿈'에 해당되는 글 1

  1. 2009.09.10 로또 2등 당첨은 물건너 갔지만, 나는 여전히 행복한 사람 (27)
홍콩에는 마크식스(Mark 6)라는 복권이 있다. 한국의 로또와 비슷하지만 숫자선택의 폭이 좀 더 넓어서 1부터 49까지의 숫자중에 6개를 고르는 복권이다. 홍콩은 마사회 (The Hong Kong Jockey Club)에서 경마, 스포츠, 마크식스등 각종 복권을 판매하고 있다. 
 


 

 사라진 대박의 꿈, 그러나 나는 행복한 사람


스노우볼이나 1등 당첨자가 없어서 이월되서 당첨금이 큰 경우에는 복권을 사곤 한다. 예전에 해외토픽에서 70대 할아버지가 손자 세명의 생일을 이용해서 복권을 사서 1등 당첨이 되었던 것을 읽은 이후, 우리 세식구 생일의 월, 일을 이용해서 한장을 꼭 샀다. 그런데 작년 가을 마침 한국에 가야하는 날짜에 스노우볼 당첨일과 겹쳤다. 한인의 날 행사준비며, 한국 전국체전 참여할 준비까지 여러 일이 겹쳐서 비행기를 타기까지 시간이 없었다. 

행사를 마치고 공항으로 가는 길에 아내에게 "마크 식스를 한장만 사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복권을 거의 사본 적이 없는 아내는 사는 건 손해보는 장사고, 절대(!) 당첨될 리가 없다며 싫다고 했다. "당신이 사는 건 뭐라고 안하지만, 나에게 사라고 하지는 말라."며 거절하는데, 다음날 회사에 출근하고 일이 바쁜 사람에게 더 이상 부탁하는 것이 미안해서 포기하고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한번 더 부탁하면 해줄 것도 같은데, 그러기는 싫었다. 그런데 기분이 계속 찜찜했다.

정신없이 일정을 마치고 홍콩으로 돌아왔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당첨번호를 확인한 결과 내가 매번 써왔던 그 번호가 2등으로 당첨되어 있었다. 순간 충격. 그리고 나니 아내의 잘못은 아니지만, 괜히 원망스럽기도 하고, 아쉬운 마음에 며칠은 마음을 다잡기 어려웠다. 아내도 아쉬움이 큰 듯 했다. 그나마 1등이 아니어서 다행(?)이었다. 1등에 당첨되었다면, 그 아쉬움과 충격에서 헤어나는데 몇배는 더 힘들었을테니. 인생사 새옹지마.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면서 마음을 달랬다. 만일 번호를 찍을때 잘못 찍어서 벗어났다면? 로또 대박 나서 불행해진 사람들도 많다고 하고. 로또 1등 되서 가족이 납치되던가, 더 안좋은 상황에 처했을 지도 모른다. 등등.
 
며칠후에야 마음이 가라앉았다. 그 돈은 내 돈이 아니었고, 나와 연이 없었다고 마음 편히 생각했다. 로또에 당첨되지는 않았지만 아내가 있고, 아들이 있고, 우리가족 먹고 살 수 있는 정도의 돈은 벌고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다.
 
 

 로또, 적당히 즐기면 생활에 활력을


그때 이후로 아내가 살짝 바뀌었다. 가끔 아내의 지갑 안에 복권 한두장이 보인다. 헤어나오지 못할 정도로 집착하면 안되지만, 가끔 한 두장 사서 기대감에 며칠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다면 당첨되지 않더라도 살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같다. 당첨되면 더 말할 나위가 없고.  
 
중국에서 어릴때 홍콩으로 이주해 왔다는 친구의 어머니는 풍수와 도교를 믿는다. 그분의 생각은 모든 인생에는 행운과 불행이 균형을 맞추며 공존하고 있는데, 로또 당첨이나 스타로 발탁된다던가 하는 갑작스러운 행운은 그에 걸맞는 불행을 끌고 온다고 믿는다. 경솔하게 행운에 날뛰고, 불행에 눈물 짓지 말고 평정심을 유지하라고 하신다. 그저 하루하루 사고 없이 평화롭게 지나가면 그것이 인생 최고의 행복이라고.

호텔에서 금고를 발견한 아들녀석(당시 7살)이 갑자기, 금고로 몸을 구겨 넣는다. 자기는 소중하다나..-_-;;;

Posted by 검도쉐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