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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선문노의 죽음'에 해당되는 글 1

  1. 2009.09.29 죽음앞에 진심을 알게 된 스승과 제자, 국선 문노의 슬픈 죽음 (27)
                                                                        "본 이미지의 저작권은 ㈜아이엠비씨에게 있고, 출처는 http://www.imbc.com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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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 과자나 장난감을 빼앗긴 아이처럼 분노하고, 집착하는 비담


비담은 과연 미실의 아들이라서 측은지심이 없는 냉혈한 아이인 것인가? 책을 완성해서 나오는 스승에게 칼을 뽑아 드는 비담은 정말 스승이나 자신 중 한사람이 죽기를 바라고 덤볐던 것일까? 스승을 죽여서라도 책이 갖고 싶었던 것인가? 분노하여 스승에게 대드는 그의 모습은 상대방에게 살의를 가진 적이라기보다는 부모에게 반항하는 사춘기 소년같았다. 만일 정말 책만이 목적이었다면 비담은 독침을 맞고 쓰러진 스승이 아닌 책을 업고 뛰었을 것이다. 스승에게 대드는 장면에서 말투를 보면 일부러인듯 미실의 억양과 말투를 흉내내고 있다. 그것이 미실의 자식이라서 그런 성격이라는 것을 내보이기 위한 장치인지, 아니면 내가 미실의 자식이라고 색안경끼고 보는 스승에 대한 조롱인지 잘 모르겠다.  

그 책은 비담에게 무엇이었을까? 단지 전쟁에 유리하게 쓰일 지도책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부모의 기억조차 없는 천애고아였던 자신을 거두어 키워준 스승 문노는 비담에게 세상의 모든 것이었다. 스승을 따라 세상을 떠돌았고, 스승에게 배웠고, 스승이 먹여주었다. 그런 스승이 자신을 위해 오랜 시간 준비한다는 소중한 그 무엇. 그것은 오랜 세월 비담의 마음 한구석에 삶을 지탱하는 꿈이지 희망으로 자리잡는다.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주고 미래를 준비해주는 스승의 마음과 정성이 담겨 있으니 말이다. 그런 그 책을 받지 못한다는 의미는 스승에게 인정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니, 비담은 눈이 뒤집혔다. 

그 책마저 잃게 되면 비담에게는 남은 것이 아무 것도 없기 때문이다. 친모로 추정되는 미실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궁에서 만났다. 그리고 자신이 모친에게 완전히 버림받은 존재라는 것을 확실히 깨달았다. 처음으로 마음을 연 사람이었던 덕만공주에게 호감을 가지고, 자기 식의 최선을 다했지만 오히려 질책만 당한다. 김유신은 덕만공주의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서 백성을 위한다며 다른 여자와 정략결혼을 한다. 그렇게 유신에 대한 마음이 곱지 않은데 자신의 부모이고, 세상의 기둥인 스승마저 오랜 세월 준비했던 <삼한지세>를 유신에게 주겠다고 하니 비담은 분노와 질투로 자신을 주체하지 못하고 스승에게 대든다. 책을 자신에게 주지 않을 거면 자신을 죽이고 가라고 말하는 그는 부모에게 자신을 봐달라고, 예뻐해달라고 떼쓰는 아이였다.

 

 국선 문노의 안타까운 죽음과 스승과 제자의 진심  


그렇게 스승과 대결을 하고 있을때 춘추의 사주를 받은 이들에게 문노는 독살당한다. 불쌍한 비담은 다시 한번 마음 속에 크나큰 상처를 입는다. 비록 자신이 죽인 것은 아니나 철없이 스승에게 칼을 겨누어 주의가 분산되어 다른이에게 독침을 맞고 눈앞에서 쓰러지는 것을 보았으니 말이다. 스승을 업고 뛰다가 언덕에서 굴러 넘어지고 스승의 유언을 듣는다. 자신에게 칼을 겨누었으나, 자신이 쓰러진 후 책이 아닌 자신을 업고 뛴 제자를 보고 문노는 후회한다.

"스승으로 내가 많이 부족했지? 니가 무서웠는지도 모르겠다. 너의 성정을 배려하고, 고쳐줄 생각을 못했어. 그냥 누르려고만 했지. 미안하구나. 마지막에 니 마음을 보게 되었는데, 너무 늦었구나. 허나 고맙구나."

"누가 뭐라고 해도 너는 내 제자이니라."라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자신의 품에 쓰러진 스승의 시신을 안고, 비담은 오열한다. 마치 현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어린아이처럼 "눈 좀 떠보세요. 스승님" 하고 우는 비담을 보면 가슴이 저며왔다. 비담은 꾀가 비상하고 재주가 많으나, 정신적으로는 아직 어린아이에서 성숙하지 못해 문노가 파악하고 있었던 것처럼 '손잡이 없는 칼'처럼 위험한 존재이다. 문노공은 "누군가 손잡이가 되어주기를 바랬지만, 아무도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내 손으로 그 칼을 부러뜨릴 수 밖에."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타까운 것은 임종시 문노의 후회처럼 '손이 다칠 것을 두려워해 아무도 비담의 손잡이가 되지 못한다면, 문노는 그 칼을 부러뜨릴 것이 아니라 자신이 손잡이가 되어주었어야' 하지 않을까.

서로 솔직하지 못하고, 마음에 없는 말들로 상처를 주고 어긋나던 스승과 제자는 죽음앞에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다. 허나 비담을 잘 알고, 손잡이가 되어줄 수 있던 문노가 죽고 나서 비담은 성숙할지, 아니면 더욱 컨트롤하기 어려운 존재가 될지 모르겠다. 서라벌로 돌아가 화랑이 되고, 유신과 덕만공주를 도우려고 하니 스승의 유언을 따르려는 것 같기도 한데, 스승의 죽음에 대해 역시나 자기식으로 무자비하게 복수를 하는 비담을 보니 마음이 착잡하다.  

※ 그나저나, 제목이 선덕여왕인데, 덕만공주가 예전의 패기나 기상이 다 어디로 사라지고 사랑앞에 질질 짜고 약한 모습을 보이는 여자로만 부각되는 것 같아 조금 의아하다. 좀 더 정신차리고 미실과의 싸움을 "필사적으로" 준비해야 하지 않나?


Posted by 홍콩달팽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