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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와육아'에 해당되는 글 1

  1. 2009.09.03 가사, 육아를 아웃소싱하는 홍콩 (21)


 

 이 나라 엄마들은... <홍콩편>


<워킹맘>이란 한국 드라마를 재미있게 봤다. 일욕심도 있고, 능력도 있는 한 여성이 사고(?)로 임신을 하는 바람에 회사를 그만두고 가사와 육아에 전념하다가 공백기를 극복하고 계약직으로 취직해서 경력을 다시 쌓아가면서 고군분투하는 이야기이다. 가볍고 과장된 코믹한 이야기 속에 한국에서 일과 가정을 동시에 지킨다는 것이 여자에게 어떤 갈등과 고민을 안겨줄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것 같아 왠지 서글퍼진다. 한국은 고등교육을 받은 여성들이 점점 늘고, 여성의 사회 진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결혼 후 여성들의 가사와 육아는 아직도 '집안'일이고 '개인'의 고민인 것 같다.

 

 가사도우미는 또 다른 가족


이에 비해 홍콩은 시스템과 사회적 인식면에서 일하는 엄마들에게 편리하게 되어 있다. 미국계 대기업 물류팀에 근무하고 있는 페기는 경력 15년이 넘은 베테랑으로, 회사와 동료들에게 인정받는 핵심인재이다. 아시아 태평양지역을 총괄하는 홍콩지사에서 10여명의 지역 플래너들을 관리하는 그녀는 업계 최고의 연봉을 받고 있다.
 
그녀는 하루에도 몇 번씩 미국 본사, 유럽, 아시아 각 지역 공장과 영업소 직원들과 전화회의를 해야 하는데 시차 때문에 정신이 없다. 초등학생과 중학생 두 아이의 엄마인 그녀가  지금까지 계속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육아와 가사를 도와주는 상주도우미 (Foreign Domestic Helper)제도가 있기 때문이다. "애드나(필리핀 메이드)는 우리 가족이나 다름없어요. 작은 아이가 어릴 때 우리 집에 와서 벌써 9년째 함께 살고 있지요. 아이들을 잘 돌봐줘서 안심하고 일할 수 있거든요. 5년이 지나면 메이드도 퇴직금을 줘야 하고, 임금이 비싸지지만 아이들과 정이 들었고 이렇게 좋은 사람을 다시 구하리라는 보장이 없어서 애드나와 재계약했어요."  
 
홍콩내 외국인 가사도우미는 인구의 약 3퍼센트, 25만명 정도이다. 국적은 필리핀이 제일 많고, 그 다음은 인도네시아, 태국순이다. 1970년대 말 홍콩은 경제붐이 일었고, 갑자기 늘어난 노동력 수요를 여성 노동인구의 흡수를 통해 해결할 필요가 있었는데, 자국노동력을 해외로 수출해서 돈을 벌어들이려는 필리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의 정책과 맞아 떨어져 두 나라는 외교 협약을 맺었다. 30여년이 지난 지금, 홍콩의 외국인 가사도우미는 자연스럽게 홍콩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일반적으로 가사도우미는 집에 상주하면서 세탁, 식사준비, 장보기, 청소, 아이나 노인 돌보기 같은 집안일을 하는데 숙식을 제공받고 월 최저임금 3,450 홍콩달러 (한화 약 45만원)와 주 1회 휴일, 연차를 보장받는다. 

타인과 한지붕 아래서 생활을 하고, 가사와 육아를 맡긴다는 것은 쉬운 것만은 아니다. 물건이나 돈을 훔치거나, 갓난아이를 학대, 방치하는 극단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도 다른 언어를 쓰는데서 오는 의사소통의 문제, 아이들이 의존적으로 자라는 부작용도 있다.
 
그러나 일을 마치고 집에 갔을 때 말끔하게 정리된 곳에서 편안하게 준비된 저녁을 먹을 수 있고, 학교를 마친 아이가 간식을 먹고 레슨에 다녀오는 것을 챙겨줄 사람이 있다는 건 워킹맘들의 수고를 덜어주는 일이다. 엄마들은 일을 마치고 와서 씻고, 저녁을 먹고, 여유있게 아이와 대화를 나누거나 클럽하우스에서 운동을 하다가 잠자리에 든다. 평일 저녁 동네 놀이터에 가보면 아이들끼리 어울려 놀고 있고, 놀이터 주변에서 아이들을 지켜보고 있는 건 주로 엄마가 아닌 가사도우미들이다. 전문 직업을 가지고 자기계발에 힘쓰는 엄마를 가진 아이는 행복할까? 보호와 도움이 필요한 시기에 아이들과 오랜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부모가 아닌 타인이라는 것에 따른 문제는 없을까 하는 걱정도 든다.
 
하지만 홍콩엄마들은 당당하다. 본인 스스로의 인생이 있을 때 아이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엄마가 해주는 따뜻한 밥과 정성 가득한 음식을 매끼니 먹지는 못하는 대신, 가사일에서 해방된 엄마는 아이들에게 더 많이 신경쓰고, 양질의 시간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가정은 어떤 모습이든 상관없지만, 가족 구성원 모두가 서로의 행복을 추구하고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것이다.   
 
 

 가사와 육아, 개인을 넘어 국가 차원에서 지원 


외식문화가 발달한 홍콩의 아파트들은 대체로 부엌이 매우 작다. 매끼 재료를 사서 음식을 해 먹는다기보다는 밖에서 사온 음식을 데워 먹는 정도이다. 번화가뿐만 아니라 도심에서 약간 떨어진 주거지 근처에도 다양한 음식점이 있는데, 대부분 포장을 해주거나 배달이 가능하다.

쇼핑몰 화장품 매장에서 근무하는 40대 초반의 캐런의 식구들은 아침에 남편이 근처 식당에서 사온 죽과 볶음면이나 맥도널드 아침메뉴를 먹고 집을 나선다. 토요일 오전에는 근처에 사는 남편의 부모님들과 함께 차와 딤섬을 먹는 것이 생활화되어 있다. 3대가 모이기에 복잡한 집보다 식당의 널찍한 원탁 테이블에 둘러 앉아 여유롭게 담소를 나눈다. 덕분에 주말 브런치 시간에 딤섬과 차를 파는 식당은 30분이나 한시간 전에 가서 대기표를 받아야 할 정도로 북적거린다.
 
여성노동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고는 8백만 명이라는 적은 인구수와 사람이 실제로 사는 면적이 서울보다 작은 도시국가 홍콩이 지금처럼 경제발전을 이룰 수 없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홍콩정부는 육아와 가사를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와 국가 차원의 문제로 다루고 있다. 외국인 가사도우미 제도, 교육시설 지원 같은 제도로 여성노동력의 발목을 잡는 육아와 가사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불이익이 없도록 관련노동법규를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 덕분에 홍콩여성의 사회진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2007년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시행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홍콩기업의 약 35%가 여성임원을 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필리핀, 러시아 등에 이어 세계 6위를 차지했다.

웅진씽크빅, 엄마는 생각쟁이라는 잡지에 기고한 글입니다. 2008년 10월호.
<이 나라 엄마들은.. >이란 코너로 세계 각국의 엄마들의 이야기를 적는 칼럼입니다. 

Posted by 검도쉐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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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Favicon of https://cansurvive.tistory.com BlogIcon 흰소를타고 2009.09.03 10: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직은 아니지만... 나중에 결혼하게 되면 정말 필요한 제도일 것 같습니다 ^^

  3. Favicon of http://blog.daum.net/gnathia BlogIcon 달려라꼴찌 2009.09.03 10: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부러운 나라입니다...

  4. Favicon of https://0168265.tistory.com BlogIcon 미자라지 2009.09.03 11: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실 우리나라 어머니들이 고생이 많으시죠..;;
    어머니를 볼때마다 측은한 마음이 듭니다.

  5. Favicon of https://boskim.tistory.com BlogIcon 털보아찌 2009.09.03 12: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회복지정책이 멋진 나라입니다.
    이런 제도를 도입좀하지,
    엉뚱한일에 싸움질만 하는걸 보면 한심한 생각이 들지요.

  6. 둔필승총 2009.09.03 12: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오랫동안 같이 생활하면 가족과 다름없겠네요.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7. Favicon of https://amorfati.tistory.com BlogIcon 맑은독백 2009.09.03 14: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국가차원의 지원이라니..
    정말 부럽고도 부럽습니다...

  8. 임현철 2009.09.03 14: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던져주는 의미가 많군요.

  9. Favicon of https://sayhk.tistory.com BlogIcon 아이미슈 2009.09.03 15: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역시 한국워킹맘들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나마 홍콩이라는게 일하는 여자들에겐
    위안이 되지요..게다가 검도쉐프님 같은 남편분이 도와주시면
    뭐 더 바랄게 없을듯 ㅎㅎㅎ

  10. Favicon of https://realog.net BlogIcon 악랄가츠 2009.09.03 17: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흑... 홍콩이 한쿡보다 훨씬 좋은데요! ㄷㄷ
    우리나라도 좀더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ㅜㅜ

  11. Favicon of http://noas.tistory.com BlogIcon 배낭돌이 2009.09.03 18: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이런것이 있었군용!@
    좋은 정보 감사합니당.!@

  12. Favicon of https://blue2310.tistory.com BlogIcon 드자이너김군 2009.09.03 19: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아.. 홍콩가서 살까? ㅠㅠ 아내가 보면 절대 우울해할 내용이군요..ㅋㅋ

  13. Favicon of http://blog.daum.net/film-art BlogIcon 김홍기 2009.09.03 19: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 읽었네요. 저도 일 때문에 홍콩에 자주 가지만
    항상 느끼는 건, 그 좁은 나라가 아무리 조수간만의 차가 적은 항구를 이용해
    무역에 올인을 했다고 해도, 여전히 동아시아의 경제허브로서의 역할을 다하는 건
    이유가 한두가지가 아닐거란 생각을 합니다.

    많은 부분 부러웠네요. 가사노동에서 상당히 자유롭고
    그 시간에 창의적인 생각을 내고 실행할수 있는 계층이 두텁다는 건
    그 사회가 건강하다는 뜻일 테니까요. 제가 아는 선배누나도 홍콩에 사는데
    금융권 이사인걸 보면, 그것도 홍콩사람이 아닌 한국사람인데도 능력 인정 받아
    올라가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더라구요.

  14. Favicon of https://birke.tistory.com BlogIcon 비르케 2009.09.03 19: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상당히 부럽네요.
    사실 일 하고 싶어도 아이봐줄 사람 없으면 한국에선 일 하기 힘들죠.
    나이드신 부모님들도 미리 애 안 봐주신다고 손 터는 경우도 많구요.
    여성이 편안하게 일 할 여건은 거의 갖춰지지 않고
    그나마 아이만 보며 사는 엄마들 무시하는 사회 풍조까지.. 참 힘든 것 같아요.

  15. Favicon of https://multiwriter.co.kr BlogIcon 멀티라이터 2009.09.03 20: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도시도 첨단이고 라이프 스타일도 첨단이네요. ^^;; 좀 신기합니다. ^^;;

  16. 당근케익 2009.09.03 20: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인력을 활용한다, 좋은 발상인 듯 해요. 우리나라는 인력을 활용이 아니라 극한으로 쓴다가 생활화 되어 있어서
    한 사람이 몇 가지 일을 하는 게 부지런함이 상징처럼 되버린 게 안타깝네요. 저도 사실 미혼이지만 결혼 이후가
    정말 두렵거든요. 그런데 꼭 여성만의 문제가 아닌 것 같아요,. 인력을 극한으로 쓴다, 이게 상식처럼 되어버린
    사회인지라 남성에게 아버지가 아닌 가장만 될 것을 강요하는 걸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거든요,

    미드를 보고 좀 놀라웠던 게 직장 일에 쫓겨서 가정을 돌보지 않는 아버지를 낙제점으로 생각한다는 점이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가정보다 직장 일을 우선시하는 '가장'들을 너무 많이 봐와서 직장일로 가정일에 충실하지 못하는
    아버지를 이해 못하는 미드 속 가족들이 처음에는 이해가 안 되더라고요. 남성들을 아버지가 아닌 돈버는 기계로만
    만드는 건 인력을 극한으로만 쓰는 우리나라 제도가 가장 큰 문제인 듯 해요.

  17. Favicon of https://pinkwink.kr BlogIcon PinkWink 2009.09.04 02: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인상적인 글이네요...
    그러고 보니 홍콩이라는 도시도 분명 사람이 사는 곳이니 그와 같은 문제들이 분명 있을텐데 ...
    그와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또 좀 다르네요...
    부러운 부분도 있고...
    잘읽었습니당...^^

  18. Favicon of https://lalawin.com BlogIcon 라라윈 2009.09.04 06: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부러운 제도인데요... +_+
    원더우먼이 되기를 강요당하는 분위기보다 좋아 보여요...

  19. Favicon of https://junke1008.tistory.com BlogIcon mami5 2009.09.04 13: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당당한 홍콩의여성들 ..
    부럽네요..^^

  20. Favicon of https://bumioppa.tistory.com BlogIcon JUYONG PAPA 2009.09.04 14: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홍콩처럼 우리나라도 국각적 지원이....저도 읽어보면서 참 괜찮은 제도구나~라고 생각이 드는군요.

  21. 아름다움 2012.08.25 15: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반대로 중동권 산유국같은데서는 특히 여성의 사회활동이 제약된 사우디아라비아나 카타르 바레인 쿠웨이트같은 경우에는 시내에 가도 식당수가 그리많지않은이유가 여성들이 나가서 사먹는것을 불길하게 여기는 이슬람권풍토때문에 그래서 집에서 먹는경우가 많다네요? 터키나 이스라엘같은경우는 예외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