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6

« 2019/6 »

  •  
  •  
  •  
  •  
  •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  
  •  
  •  
  •  
  •  
한국언론재단
지원하에 홍콩블로그 연구모임이 결성되었다. 

블로그를 하면 할수록 고민이 늘어간다. 글도 더 잘 쓰고 싶고, 사진도 잘 찍고 싶고, 포토샵과 html에 대해서도 좀 공부해야겠고...
 
그런 고민들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고 블로그의 질적 향상을 위해 전문가와 만나서 강의를 들을 기회가 세번 주어졌다. 이번달에는 마지막으로 현직 기자에게 글쓰기에 대한 특강을 들었다. 다
른 블로거님들에게도 도움이 되길 바라며 그날 수업노트를 공개한다.

글쓰기에는 왕도가 없다고 한다. 글쓰기에 관한 수업과 책을 보는 것으로 갑자기 실력이 나아지지는 않겠지만 방향을 제시받아 꾸준히 노력하다보면 어느 순간 나 자신이 반할 만한 글도 쓰는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강사 : 중앙일보 홍콩특파원 최형규 기자
날짜/시간 : 2009년 11월 14일 (토) 오후 5시 - 7시 반 (홍콩시간)



글이라는 것은 타인에게 보이지 않는 일기를 제외하고는 독자라는 것이 존재하는 하나의 상품이다. 내가 만들지만 소비하는 사람은 따로 있는 것이다. 즉, 글은 읽는 사람에게 주제를 정확히 전달하고, 원하는 반응을 얻었을때 가장 의미가 있다. 상품은 '내용(품질)'과 형식(디자인)'이 모두 중요하다. 글 역시 '내용(글쓴이의 생각과 철학, 사실, 정보등의 주제)'과 '형식(글의 구성, 문법, 맞춤법 등)'이 모두 중요하다.
 
글의 내용부분은 글쓰는 이의 철학과 사상뿐만 아니라 인생 전반에 대한 내공이 작용한다. 그렇기에 수업등으로 배우는 것에는 한계가 있고, 스스로 개척해야 하는 부분이다. 오늘 수업은 비교적 단기간에 향상이 가능한 형식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춰 진행한다. 
 

글쓰기는 크게 다음 다섯단계로 이루어진다. 사람들은 모국어로 글을 쓸때 이런 과정을 생각하지 않고, 머리속에서 생각나는대로 글을 쓰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효과적으로 의사전달을 하기 위해서는 글쓰는 과정을 지켜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1. 조감도 그리기 

    쓰고자 하는 내용(주제)와 컨셉등 글의  전체적인 내용을 생각, 정리하기.

2. 글의 구성짜기 

    주제를 가장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구성에 대해 생각하기. 크게 다음 세가지로 나뉜다. 

    ▶ 두괄식 구성 : 글의 주제를 앞에 놓고, 뒤에 세부내용과 근거를 제시한다.
    ▶ 미괄식 구성 : 근거와 세부내용을 먼저 쓰고, 마지막에 주제를 쓴다. 
    ▶ 양괄식 구성 : 주제를 앞에 쓰고, 세부내용을 쓴 후 마지막에 다시 한번 강조한다.  
    
    두괄식 구성이 가장 선호된다. 이야기를 써내려가기에도 편리하고, 읽는 독자들도 이해하기 쉽다.
    블로그의 글쓰기의 경우 양괄식도 많이 보인다. 꼼꼼히 읽기 보다는 훑어 내리듯 읽는 경우가 많아 주제를 강조하는 것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3. 문장쓰기 

    글쓰기의 기본이지만, 종종 무시되는 부분이다. 문장 하나 하나 모여 글이 된다. 

    ▶ 
주어와 서술어를 반드시 일치시킬 것. 주어와 서술어의 간격이 길어지기 쉬운 한글의 경우 틀린 서술어를 쓰는 경우를 자주 본다. 
    ▶ 
간결하고 짧은 문장을 쓰자. 문장 하나가 길어도 2줄을 넘어가지 않게 한다. 짧은 문장을 쓰면, 문장 자체는 쓰기 쉬우나 매끄럽게
        연결하는 것이 관건이 된다. 짧게 쓰면서 문장간 연결이 좋은 글을 쓰도록 연습한다.
    ▶ 
군더더기 표현이 없도록 한다. 형용사와 부사 (그 수식절)을 과도하게 사용하지 않는다. 같은 (혹은 비슷한) 의미의 말을 반복해서
        사용하면 글이 명확하지 않고, 긴장감이 없어진다.

4. 적합한 단어의 사용 

   그 상황에 맞는 정확한 단어는 단 하나라는 말이 있다. 비슷한 의미의 단어중에서도 문맥이나 글의 분위기에 따라 가장 잘 어울리는
   단어가 있다. 그런 단어를 쓰기 위해서 노력할 필요가 있다.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조지훈 시인은 '승무'의 한줄을 쓰기 위해 가장 적합한 단어를 찾아내기 위해 석달을 고민했다고 한다. 시인이나 소설가가 아닌 이상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어색한 단어사용을 피하고 적합한 단어를 쓰기 위한 노력하자. 부지런히 좋은 글들을 읽고, 잘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사전을 찾는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엔느 모국어 공부를 소홀히 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래서는 글솜씨가 늘지 않는다. 


5. 윤문  

글을 다듬고 멋스럽게 만드는 과정이다. 1-4까지의 단계를 충실히 이행한 후에 논할 수 있는 단계이다. 기본적인 글의 꼴을 갖춘 후 파격을 가미하여 자신만의 글 스타일을 창조한다. 
 
언어학자들에 따르면 외국어를 배우는 과정에서 9번 이상 사전을 찾고 반복해서 연습해야만 진정한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좋은 글쓰기 역시 비슷하다. 좋은 글을 반복해서 읽고 외우다시피해서 모방을 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자신이 읽으면서 좋다고 생각하는 글은 반복해서 읽고, 직접 한번 써보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컬럼종류를 많이 읽는 것이 블로거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좋은 컬럼리스트들을 소개한다. 

이연홍씨(전 중앙일보 기자) : 뽀뽀뽀 1대 뽀미언니 왕영은씨의 남편으로 단문의 대가라고 생각한다.
김대중씨(조선일보 기자) : 문장이 긴데도, 자연스럽게 읽히는 좋은 글이 많다.
중앙일보 사설컬럼 분수대 : 1,100자 내외의 글들을 실는데, 형식적으로도 훌륭하고, 인문사회학적 지식을 담고 있는 알찬 글들이 많다.


수업을 들은 멤버들이 각자의 글을 두세개 제출하고 적나라한 조언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일부를 공개한다.  

1. 구성과 형식에 대한 조언 

   ☞ 전통명절의 관광상품화 : 중추절 (中秋節, 추석)을 문화관광상품으로 만드려는 홍콩의 정부와 지역사회의 노력
   ☞ 불꽃과 연기를 내뿜는 67M의 용이 꿈틀거리는 장관, 타이항 파이어 드래곤 댄스
   ☞ 홍콩최대 도교사원, 식식위엔 웡타이신의 중추절축제에 다녀오다.

  윗 글들은 추석 즈음에 작성했던 글들이다. 특정행사가 있는 현장을 다녀와서 사진과 함께 작성한 기획기사들이다.
  사진도 좋고, 정보도 있지만 몇가지 아쉬운 점을 지적하겠다.  

   ▶ 글을 시작하는 도입부분이 너무 평이하다. 도입부분에 가장 강조하려는 내용, 독자가 신선하게 느낄만한 내용등 흥미를 끌수 있는
       내용을 배치하는 것이 좋다. 
   ▶ 해외에서 쓰는 기사이다 보니 생소한 내용이 많은데, 타겟 독자가 관심을 가질만한 내용인지 (한국에서 뉴스거리가 될만한 내용인지)
       한번 생각해보고 주제를 정하는 것이 좋다. 한국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이 있다면 다른 점을 강조해서 부각시키는 것도 흥미를 끄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도교사원글의 경우 한국의 기복신앙이 자연신이나 조상등을 대상으로 하는 것에 반해 홍콩의 기복신앙은 관우나
       웡타이신등 역사의 중요인물을 신격화하여 신앙의 대상으로 삼는 점등을 도입부분에 써주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 지면과 형식에 제약이 없는 블로그와 성격이 조금 다르긴 하나, 대부분의 고전적인 매체에서는 편집이 매우 중요하다. 취재를 나가면 
       본래 의도와는 다른 내용도 취재를 많이 하게 되고, 그 정보를 다 살리려고 하면 산만한 기사가 된다. 취재를 나가기 전 기획의도를
       명확히 하여 해당주제에 맞춰서 취재를 하는 것이 좋다. 물론 현장에 나가서만 건질 수 있는 중요한 내용도 있을 수 있으나 대부분의
       경우 기획을 잘하면 취재시간도 줄이고, 글도 쉽게 쓸 수 있다. 
   ▶ 자신의 생각의 흐름을 정리하는 사설이 아닌 취재글의 경우 지루한 설명보다는 현장성을 살리자. 독자는 백과사전적인 설명보다
       현장성 있는 생생한 이야기에 관심을 갖는다.

 
2. 문장 다듬기에 대한 조언
 
  제목 : 두마리 토끼 
  분류 : 생활속 경제 
  작성시기 : 2002년 

  (1) 요즘 신문을 보거나 텔레비젼 뉴스를 보면 앞날이 어떻게 될지 몰라서 걱정하는  (2) 소리들이 많이 들립니다. 게다가 아시아에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 대하여 가장 많은 걱정을 하고 있는 홍콩 또한 실업률과 경제 성장 속도가 조금 회복되었지만 침체된 시장
  경기는 회복
될 줄 모르고 있습니다. 

  한국은 (3) 한국대로 (4) 소비가 너무 많아서 걱정이라고 합니다. 1997년 (5)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 침체 이후 한 때 활발해진 우리나라의
  (6) 시장경기
회복은 다른 나라들의 모범이 되었습니다. 세금을 낮추고, 소비를 권하며, 신용카드 사용을 권장하고 은행으로부터 (7)돈   
  꾸어쓰기를 쉽게
결과 소비 경기가 회복된 것은 침체된 경기에 좋은 역할을 해주었지만, 너무 많이 그리고 너무 빨리 (8) 그 절정에
  다다른 결과, 신용
불량자를 많이 배출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의 불안한 경제 또한 우리나라의 문제를 더해줍니다.

  (중략)

  지출을 절제하지 못해 망하는 사람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수출로 먹고 사는 기업들이 이자율 상승으로 은행돈 꾸어 쓰기가 점점 어렵게 
  된다면, (9) 미국 경기 침체로 인해 어려워진 기업들이 수출부진까지 겪게 될 염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아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가장 좋은 것은 소비 지출이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요즘 신문을 보거나 뉴스를 보아도 좋지 않은 소식들 뿐이니 (10) 지출 삼가에 도움은 될 수 있을 듯도
  합니다.

 생활속에서 경제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경제 컬럼이다. 글쓰는 초기에 썼던 글들이기 때문에 미진한 점들이 몇가지 보여서 지적하고자 한다.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고, 사람마다 글의 취향이 다르지만 술술 읽히는 글의 전개가 자연스러운 글을 쓰기 위해서 명확하고 간결하게 쓰자.

  ▶ 제목선정에 의문이 든다. '두마리 토끼'라는 제목을 읽고 두 마리 토끼가 의미하는 바를 글에서 찾아봤는데 명확하지가 않다. 아마
      일반 소비감소와 경제성장을 의미하는 듯 한데, 제목과 주제가 명확하지 않아 읽고 나서 글쓴이의 의도한 바를 이해하기 어렵다.
  ▶ 컬럼 기획의도는 생활속에서 접하는 경제를 기초 지식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쉽게 설명하려는 것인데, 글의 형식은 전문 경제컬럼 및
      전공서적 같은 느낌이다. 이 형식을 유지하려면 경제용어를 풀어쓰기보다는 통용되는 전문용어로 쓰는 것이 낫다. 만일 컨셉을 살릴
      의도라면 생활속에서 실제로 경험할 수 있는 일들을 예로 들어 설명하는 것이 좋다. 회사원 김모씨의 일상속에서 접할 수 있는 경제
      이야기등을 쓰면 독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 글의 기초가 되는 문장 하나하나에 대해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일에는 기초가 중요하다. 사소한 지적일수도 있으나 중언부언하는
      말과 수식어가 지나치게 많으면 읽기 어려운 글이 된다. 
      (1) 같은 뜻의 중복 : '보다'라는 말이 두번 중복된다. '신문이나 텔레비젼 뉴스를 보면' 으로 고치거나, '신문이나 텔레비젼을 보면'
           등으로 줄인다. 
      (2)  소리는 셀 수 있는 명사가 아니다. 소리가 많이 들린다는 말은 구어체로는 어색하지 않으나 글로 쓰기에 적합하지 않다. '많이'라는
            수식어는 뺀다.
      (3) '~대로'라는 표현은 구어체로 사용하나, 글에서는 군더더기 표현이다. 그냥 '한국은' 이라고 쓴다.
      (4) '과소비'라는 정형화된 표현을 쓰는 것이 더 적합하다고 생각된다. 소비가 늘다, 줄다라는 표현은 쓰지만 많다, 적다는 표현은 적합
           하지 않다. 
      (5) '아시아 외환위기'라는 정식 표현을 쓰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옳은 표현은 아니지만, 정형화된 'IMF 금융위기'등의 표현도 있다. 
      (6) '시장'은 불필요한 표현이다. '경기'라고만 쓰면 된다. 
      (7) '대출조건을 완화한' 으로 바꾸는 것이 좋을 듯하다.
      (8) '절정에 다다르다'는 표현은 내용이 무르익어 가장 상승세를 탄다거나, 풍경등이 점점 더 황홀하게 변하는 묘사에 사용된다. 경제를
           설명하는 글에 적합한 표현이라고 여겨지지 않는다.
      (9) '~으로 인해'라는 것 역시 구어체로 어색하지 않으나, 불필요한 중복이다. '~으로'라는 부분에 '어떤 원인에서 기인한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인해'라는 부분은 생략한다. 
     (10) 표현이 어색하다. '가계 지출이 줄어들 듯하다'등으로 고친다.



개인적으로 장편소설 '태백산맥'의 작가 조정래씨를 매우 존경한다. 조정래씨는 글에서 중요한 것은 기교가 아닌 정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글은 정성이라는 일념에서 아들과 며느리에게 소설의 인세수입을 물려주는 조건으로 자신의 소설들을 3번이상 필사할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작가의 정성이다.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른 작가들은 혼을 넣어 글을 쓴다. 그들의 글은 생명력을 가진 하나의 예술작품이 된다. 사소한 부분이라고 무시하고 넘어가지 말고, 기초부터 차근히 다지고 좋은 글들을 많이 따라쓰면서 글쓰기 실력 향상에 관심을 가지고 힘쓰다보면 여러분 모두 좋은 글을 쓰게 되리라고 생각한다.

Posted by 홍콩달팽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