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08

« 2018/08 »

  •  
  •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시간은 말과 야크가 걷는 속도로 흘러간다. 티베트에서 나는 시간의 미아가 되었다.' 라는 문장으로 시작해
'서두르지 않아도 인생은 충분히 짧다.'라는 말로 끝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신선한 바람을 쐬는 기분이 들었다.

뭐든 빨리 빨리 해치워야 하는 시간의 스트레스에 억눌려 사는 나로서는 그들의 태평함이 부럽기 그지 없다.
서둘러 가면 자신의 마지막 순간(죽음)에 더 빨리 가까워질 뿐이라는 생각을 가진 그 사람들의 삶이 어찌보면 더 현명하고 효율적이다.  

하늘에서 가장 가까운 길
카테고리 여행/기행
지은이 이용한 (넥서스BOOKS, 2007년)
상세보기

 배낭여행자들이 마지막으로 여행하기를 꿈꾸는 여행의 메카, '인도'와 '티베트'

내 머리속 티베트의 이미지는 누군가 이야기한 경전을 먹는 개를 만날 수 있다고 했듯 개도 득도를 할만큼 영적인 곳. 
우리가 사는 세상의 시계와는 다른 시간이 흘러가는 곳.
가난해도 행복한 미소를 지을 줄 아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
넓게 펼쳐진 초원에서 한가로히 풀을 뜯는 야크떼와 설산. 중국의 탄압. 그리고 라싸 라싸! 하늘에 가까운 도시! 

                                                                                                                                                                                                                사진출처: Flickr
 티벳.. 그리고 사람들

여행을 하다보면 관광지의 추억보다는 사람들과의 만남이 더 강하게 남는다. 이 책도 덮고나면 사람들이 남는다.

산사태로 길이 막혀 우연히 들른 마을의 초등학교 아이들.
말도 안통하는 이방인을 집으로 불러서 수유차를 10잔이나 따라주고도 헤어질 때 빠마를 한웅큼 쥐어서 보내주는 정 많은 할머니.
퇴직후에 대련에서 4달동안 자전거로 1만620km를 달려서 라싸까지 여행하고 있는 판웨이선씨.
1년계획으로 타궁에서 라싸까지 오체투지로 여행하고 있는 런저 스님.
우리나라 아이들이 하는 실뜨기 놀이를 하고 있는 바코르 골목의 꼬마들.     


 다큐멘터리로 한국에 널리 알려진 茶馬古道

이 책은 몇 년전 각 방송사에서 경쟁적으로 다큐멘터리를 제작해서 유명해진 '차마고도'를 따라 여행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무엇보다 사진이 좋다. 이국적이고 평화로운 풍경들에 푹 빠져든다. 아름다운 자연과 순박한 사람들의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저자의 여행에 동행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책 속의 차>

보이차 (普耳茶, Puer Tea)       
                                               

642년 티베트의 전신인 토번왕국의 왕인 송첸감포에게 문성공주를 보내 정략결혼을 시켰다. 이때 문성공주가 가져온 것이 바로 '보이차'였고, 당나라의 차 문화가 함께 전파되었다. 해발 4,000m 안팎의 고원지대에서 야크 고기와 유제품 위주의 식생활을 하는 티베트인들에게 소화를 돕고 장내의 기름기를 제거하며 체액의 분비를 촉진하는 보이차는 더없이 훌륭한 음료였다. 그리하여 점차 그들에게 차는 물과 불처럼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달팽맘의 코멘트:  "홍콩에서도 뽀레이차(보이차의 광동어발음)는 사랑받는 음료예요. 처음엔 흙냄새와 너무 진한 맛에 싫었는데, 마실수록 그 맛을 알게 되는 특이한 차예요."


수유차 (Tibetan butter tea) 

 


수유차는 찻잎을 끓여낸 물은 '돔부'라 불리는 대나무 차통에 넣고, 버터와 소금을 넣고서 100여 회 이상 저어서 만들어낸다. 그냥 마시는 보이차에 비해 수유차는 열량이 훨씬 높아서 마시면 몸이 따듯해질 뿐만 아니라 찻잎에 함유된 비타민과 미네랄을 보충하는 효과가 있다. 춥고 건조한 고원지대에 사는 티베트인들에게 더없이 맞춤한 차가 바로 수유차인 것이다.



중간 중간에 생소한 티베트 문화의 키워드를 설명해놓은 부분이 이해에 도움이 되었다. 


  

타르쵸  경전을 적은 오색 깃발
룽다  '바람의 말'이란 뜻의 티베트어.  깃발이 바람에 날리는 모양이 '달리는 말'을 닮았다고 해서 룽다라고 부른다. 
           경전의 문구를 적은 오색의 종이
조각이란 뜻으로도 쓰인다.
수유차  찻잎을 우려낸 물에 야크버터를 추가한 티베트의 차

쵸르텐  불탑
하닥  흰색천                                     
라체  돌서낭탑
빠마  티베트인들이 주식으로 먹는 빵
돔부  대나무차통
마방  말이나 노새, 당나귀를 이용해 차와 소금을 거래하고 운반하던 상인 조직   

아쉬운 것이 있다면, 좀 더 현지언어와 문화에 대한 치밀한 조사가 있었으면 하는 것. 현지어(중국어나 티베트어)를 중국어나 영어로 확인을 거친 후에 적어줬으면 좋았을텐데, 현지에서 발음하는 대로 한글로 그대로 적었다는 것이 좀 불만이다. 예를 들어서 맥주를 중국어로 '피쥐오(pi jiu)'라고 하는데 '삐루'라고 적어놨다. 아마 일본사람들과 혼란해서 서투른 일본어로 '삐루'라고 했던게 아닌가 싶은데, 그걸 그대로 적은 걸 보고 책의 내용에 대한 신뢰도가 조금 깎였다. 

 
티베트, 그 미지의 땅...  언젠가는 꼭 가보고 싶다. 
  
"누군가는 티베트에서 '허무와 폐허'를 보았다 하고, 누군가는 '영혼의 풍경'을 보았다고 하며, 또 누군가는 '오래된 미래'를 보았다고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본 것일 뿐, 본 것과 체험한 것은 엄연히 다르다. 티베트에서 나는 많은 것을 보았을 뿐, 그 속으로 철퍽 뛰어들지는 못했다. 내가 받아적은 것들은 어쩌면 허상일 수도 있고, 어쩌면 왜곡일 수도 있는 '눈에 보이는 풍경'에 불과하다. 누군가 내게 '티베트'나 '차마고도'에 대해 물어온다면, 여전히 나는 고개를 갸웃거릴 것이다. 여전히 그것의 실체는 흐릿하고, 희박한 내 의식 속에서만 깜박거릴 뿐이다."

Posted by 홍콩달팽맘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