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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가족이 만난 사람들] 홍콩한인회 잡지 교민소식에 연재했던 인터뷰 기사입니다.

만나고 싶었습니다 - 신선하고 섬세한 음율을 들려 준 곽은지양을 만나다
02-28 15:42 | HIT : 167

2월7일 시티홀에서 열린 그녀의 바이올린 독주회에 참석했다.  사전정보가 거의 없는 상태였지만, 일단은 느낌을 갖기 위해 참석했었다.  앳되고 가냘퍼 보이는 그녀가 무대로 들어섰다.  미국의 탄탄하고 스피디한 기교와 동양의 섬세하고 감성적인 선을 가미한 독특한 연주의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다는 평을 듣는다고 했는데, 전체적으로 약간은 무거운 선곡의 탓이었을까 나이보다 더 연륜이 느껴졌다.  연주자의 외로움 같은 느낌이 와 닿았다.  그렇지만 연주회 다음 날 친구와 함께 한인회를 방문해 준 그녀는 또 다른 느낌을 주었다.

글 원정아


어린시절과 가족들
'언제부터 바이올린 연주를 시작했나요?'라는 상투적인 질문으로 시작했다.  "7살 때부터 바이올린을 시작했어요.  사촌언니가 바이올린 연주자였고, 다른 언니도 음악을 했었어요.  그런 분위기가 있다 보니 저도 언제부터인가 바이올린을 잡고 있었어요.  보다 결정적인 이유는 언니가 쓰던 악기가 남아 있었던 것 같아요.(웃음)"

'다른 악기도 많이 있는데, 왜 바이올린이었냐'고 물었다.  "어린 시절부터 음악을 배우기는 했는데, 그다지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어요.  그런데 우연히도 바이올린은 배운지 6개월 만에 콩쿠르에 나가서 입상을 했어요.  그리고 나서 다른 레슨도 더 받아 보고, 여러 선생님들을 만나서 의견도 들었는데 재능이 있다고 해서 계속 바이올린을 하게 되었어요.  아버지가 지금은 저를 많이 믿고 맡겨주시지만, 어린 시절엔 동네에 소문난 극성아빠셨거든요.  바이올린을 계속 하게 된 건 아버지의 영향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아버지와 아버지 집안이 특히 음악을 좋아해서 그 영향도 많았던 것 같다고 한다.  그녀의 사촌언니 바이올린리스트 황수지씨(한인회 황은수 고문의 삼녀)는 홍콩에서 태어나 영국 카틀 플래시 국제 콩쿠르에서 2위로 입상하는 등 어린 시절부터 주목 받던 바이올리니스트였고, 현재 독일에서 음악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다른 사촌형제들도 지금은 다른 일을 하고 있지만, 어린 시절에는 피아노와 첼로 등의 음악활동을 했다고 하고, 큰 고모도 미술을 하고 계신다고 하니 예술가적인 집안 분위기가 그녀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던 것 같다.
1995년 미국으로 중학교 진학을 한 후 공부를 했는데, 사고로 2002년 한국으로 들어오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는 2003년 한국예술종합대학에 진학해서 지금 3학년에 재학 중이다.


그녀에게 있어 홍콩은..


홍콩은 이번이 두 번째 여행이라고 한다.  1995년 초등학교 시절 홍콩APA(Academy for Performing Arts)에서 바이올린을 익히며 반년 정도 머물렀었다고 하는데 그 때의 홍콩에 대한 기억을 물었다.  "이번 여행보다 그 때 더 많이 돌아다녔던 기억이 나요.  어렸을 때였는데도 혼자서 잘도 돌아다녔어요.  고모님댁에 있었는데, 학교 끝나고 집에 올때 혼자 타곤 했던 스타페리에 대한 기억이 제일 많이 나요."
그녀에게 홍콩은 특별한 도시다.  "홍콩에 와서 늘 한 단계 성장해서 가네요.  초등학교 때 와서 바이올린 실력이 제일 많이 늘었어요.  사실 테크닉은 그 때 다 배웠던 것 같아요.  한 중국 선생님이 계셨는데, 세심하고도 열정적으로 가르쳐 주셨었어요.  그리고 이번에는 제 인생 첫 바이올린 독주회를 이곳에서 하게 되었네요.  그래서 홍콩은 제게 남다른 도시랍니다."


음악.. 그리고 일상.

음악을 하면서 가장 좋았던 것과 싫었던 것에 대해 물었다.  "음악은 제게 있어 종교와도 비슷하고, 친구 같기도 한,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것이에요.  의지할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하고요.  이상하게도 너무너무 힘이 들면 연습을 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스스로 진정이 되고 위로를 받곤 합니다.  게다가 전문적인 일을 한다는 것도 좋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도 만들어 주니 더 좋지요.  교회에서 연주로 봉사할 수 있는 것도 감사해요.  스스로 음악을 통해 은혜를 느끼고, 조금이나마 다른 분들께 감동과 은혜를 느끼게 해 드릴 수 있다는 것이 너무 감사해요.  글쎄요..  싫었던 건 어렸을 때는 연습 안 하면 혼나는 게 싫었구요.(웃음)  지금은 시험이나 연주회 전의 극도의 긴장감과 스트레스가 힘드네요.  음악을 할 때는 예민해지니까, 성격 자체도 좀예민해지는 것같구요.  그래도 음악은 제게 가장 좋은 친구랍니다."

가장 좋아하는 연주가를 물었다.  "그 전에는 음악에 대해 특별한 생각이 있었던 건 아닌데, 초등학교 때로 기억되는데 라디오에서 어떤 음악을 듣고 감동을 받고 완전히 빠져 들었던 기억이 있어요.  나중에 그 음악이 불란서 바이올리니스트 지노 프란체스카티가 연주한 씨벨리우스 컨체르토라는 걸 알았습니다.  그래서 그분을 가장 좋아합니다."
인터뷰를 할때 이번 연주회를 도와주기 위해 한국에서 와 준 친구가 함께 있었다.  대학교 같은 과 친구라고 하는데, 친구가보는 곽은지양에 대해 물었다.  "음악에 대해서는 자기 개성이 있는 것 같아요.  자기 색이 뚜렷하다고 할까요.  죽어라 하고 연습만 하는 타입은 아니구요, 벼락치기에 강하구요.  (웃음) 재능이 있는 친구죠.  정이 많고, 외로움을 많이 타는데 그 외로움이 음악으로 전달되는 것 같아요."

악기에 따라 연주자의 성격이 달라지는지 물었다.  "물론 악기에 따라서도 그 연주자의 성격이 많이 달라집니다.  예를 들면, 비올라나 첼로처럼 보통 뒤에서 받쳐주는 악기 연주자들은 둥글고, 낙천적이고, 사람들과 맞춰가는 스타일이 많아요.  그에 반해 바이올린은 리드하는 입장이니까 연주자들도 직설적이고, 자기 주장이 강한 경우가 많고요.  같이 온 친구는 비올라를 연주하는데, 실제로 성격형성에 영향이 많이 있다고 여겨지네요.
연습을 하지 않는 시간에는 무엇을 하는지, 다른 취미를 가지고 있는지를 물었다.  "쇼핑하는 것도 좋아하고요.  작은 액세서리 등을 직접 만드는 것도 좋아하고, 미술도 좋아해요.  귀고리를 만들기도 하고, 카드를 직접 만들어서 친구들에게 보내기도 하구요. "

바이올린을 하지 않았다면 뭘 하고 싶으냐고 물었다.  "음악을 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미술이나 뮤지컬 배우를 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춤은 될 것 같은데, 노래를 못해서 포기했을지도 모르겠네요.  제가 음치거든요. (웃음) 뉴욕에서 '시카고'를 보고 난 이후 뮤지컬에 빠져버렸어요."


연주회를 마치고..


연주회를 마치고 난 기분은 어떨까.
"처음 독주회이고, 계속 준비를 해오다가 끝내고 나니 허전하기도 하고, 착잡하기도 하고 복잡한 기분이 드네요.  무엇보다도 고모랑 고모부께 감사 드려요.  이번 독주회를 기획해 주시고, 많이 도와주셨거든요.  그리고 공연을 보기 위해 한국에서 홍콩까지 와주신 할머니, 할아버지와 가족들에게도 너무 감사하구요.  늘 후원자가 되어 주는 엄마에게도 감사 드려요.  제일 힘들 때, 그리고 누군가가 가장 필요할 때는 나타나주시거든요.  그리고 하나님께도 모든 걸 감사 드립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너무 힘든 일 중에 있는데, 그런 중에도 지금 이렇게 연주를 할 수 있다는 것에 너무너무 감사하고 있습니다."

꿈을 물었다.  "다양한 곳에서 연주도 하고 싶고, 다양한 외국의 연주자들과 실내악도 해보고 싶고, 교회나 선교 쪽에서도 활동을 하고 싶기도 하고..  졸업을 앞두고 있어서 사실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이 많아요.  대학원 선정이나 향후 진로에 대해서 고민을 하고 있지만, 지금은 하루하루 열심히, 감사하게 살려고 합니다.  지켜봐 주세요"

Posted by 검도쉐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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