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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데리고 여행을 하다보면 다양한 국면에 접하게 된다. 어른들끼리 다니면 전혀 생각하지 않아도 좋을 상황과 맞부딪힌다. 홍콩의 경우 담배를 필 수 있게 허용된 바를 겸한 레스토랑의 경우에는 점심시간에 식사만 판매한다고 해도 아이들을 데리고 들어갈 수 없도록 되어 있다. 놀이공원에서는 키와 체중에 따라 탈 수 있는 놀이기구가 한정되기도 한다. 부산하게 움직이고, 시끄러운 아이들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우도 있다. 

싱가폴 공항에서, 잠시도 가만히 있지를 못하고 까불까불~

친절과 배려, 재미로 아이를 웃게 하라. 그러면 부모들은 당장 지갑을 열고, 아이들은 예비 단골손님이 된다.

 

 싱가폴, 용수철 번지점프 직원의 지혜


아들이 8살때 출장과 겸해서 온 가족이 싱가폴에 함께 다녀왔다. 예전 여행사진에서 용수철 번지점프를 본 이후로 아들녀석이 꼭 한번 타보고 싶어해서, 클라크키 근처 번지점프장으로 향했다.

* 용수철 번지점프는 의자3개가 있고, 칸막이가 없는 기구가 새총을 튕기듯이 하늘로 올라갔다가 밑으로 떨어지는 놀이기구다.

그런데 불행히도 아들은 키 때문에 탈 수 없었다. 녀석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 타고 싶어서 까치발을 하고 키를 재고, 한번만 꼭 태워달라고 사정을 했다.

(▶ 아들녀석은 자기가 원하는 것을 위해서는 좀 끈질기다. : 초등학교 5학년 쇼핑의 달인에게 한 수 배우다.)

사람 좋은 미소를 짓던 매표소 직원은 잠시 생각을 하더니, 다른 직원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아이에게 "아직 키가 안되서 태워줄 수는 없지만, 승객이 내리고 다음 승객이 타기 전까지 올라가서 앉아보겠니?"하고 물었다.

아들 녀석은 물론 좋다고 따라갔고, 작동하지 않는 기계위에 앉아서 안전벨트를 매고 만세를 부르며 신나했다. 1분 정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들은 매우 행복해했다.


직원이 규정대로 안된다는 말을 하고, 아이를 무시했어도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다. 우리 역시 안전상의 문제가 있을 수 있으므로 이해했고, 아이를 말려서 되돌아 갔을 것이다. 그런데 매표소 직원은 매우 현명하고 사려깊었다.

아쉬워하는 8살 꼬마에게 '안전문제 때문에 안된다'는 말을 하는 것보다 1분간 기계에 앉혀주어 규정위반도 하지 않으면서, 아이를 만족시켰다. 유연한 사고와 마음의 여유를 가진 최고의 서비스 정신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동심을 이해했고, 현명한 타협점을 찾았다.

 
 

 배려는 최고의 서비스


물론 그 직원과 회사가 그 행동을 해서 당장 어떤 이익을 본 것은 없다. 하지만 그는 우리가족의 진심이 담긴 감사를 받았고, 친절한 싱가폴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었다. 친절한 서비스라는 것이 단기적으로 큰 효과를 가져오지는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서비스를 통한 고객만족이 쌓여가면서 긍정적이고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가 생기고 장기적으로 효과를 가져온다. 

그 직원의 행동은 그 회사는 물론 싱가폴 여행 내내 영향을 미쳤다. 그의 호의는 싱가폴에서 겪는 다른 사소한 불편과 불친절을 상쇄시켰다. 
 
사실 나는 그전까지 싱가폴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았다. 함께 일해본 싱가폴 사람들은 오만하고, 타지역 아시아 사람들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사건 이후로 싱가폴에 대한 인상이 많이 바뀌었다. 

이미지는 매우 주관적이고 사소하며, 무의식적으로 만들어진다.



Posted by 검도쉐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