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12

« 2017/12 »

  •  
  •  
  •  
  •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  
  •  
  •  
  •  

홍콩은 1년 내내 이벤트의 연속이다. 그 중에는 춘절(春節, 우리나라 구정)이나 중추절(中秋節, 우니나라의 추석)등과 같이 전통적인 명절을 축하하는 장식이나 이벤트들도 있지만 부활절, 할로윈, 크리스마스 등 서양명절과 축제들도 많다. 이런 축제와 이벤트를 장려하는 주체는 관광대국 홍콩을 만드려는 홍콩정부(관광청)와 현지 홍콩주민과 해외 관광객들의 주머니를 열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쇼핑몰, 레스토랑, 호텔체인등 관광관련 업소들이다. 
 
미국의 할로윈 - 개인과 가정을 중심으로 즐기는 동네축제

할로윈은 성인(聖人)의 날을 하루 앞둔 10월 31일, 각 가정을 중심으로 즐기는 미국축제이다. 중세이전 영국과 프랑스 북부에서 생활하던 켈트족들이 10월 마지막날 밤에는 죽은 영혼들이 가족을 방문하거나, 마녀나 유령등 악령들이 활발히 돌아다닌다고 믿었다. 그래서 악령의 해꼬지나 피해를 막기 위해 가면을 쓰고, 모닥불을 피웠던 풍습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커다란 호박의 속을 파낸 후 껍질을 얼굴모양으로 조각하고, 촛불을 넣어 잭-오-랜턴(Jack O'lantern)이란 호박초롱을 만들어 집앞을 장식한다. 아이들은 드라큘라, 미이라, 마녀등 각종 귀신으로 분장을 하고 동네를 돌며 'trick or treat'을 외친다. 한국말로 "사탕이나 과자를 주지 않으면 장난을 치겠다."는 귀여운 협박이다. 어른들은 아이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 미리 초코렛과 사탕, 간단한 과자종류를 준비했다가 한웅큼씩 집어준다. 그 외에 집에서 대야같은 곳에 물을 담고 사과를 띄운 후 손을 대지 않고 입으로 집어 먹는 등의 게임을 한다. 
 
홍콩의 할로윈 - 관광상품으로 집중육성된 수입명절
홍콩의 할로윈은 미국처럼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자연발생적인 축제가 아니다. 일단 주거환경 자체가 미국과 다르다. 미국처럼 울타리가 있고, 외부로 개방되어 있는 주택가 위주의 거주지가 아닌 동마다 경비원이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 아파트 단지가 대세다. 그래서 홍콩에서 외국인 밀집거주지역을 제외하고는 가정을 도는 아이들을 발견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보다는 오히려 유원지, 쇼핑몰, 학교등 가정 이외의 장소에서 할로윈문화가 활성화되어 있다. 오래전부터 할로윈을 즐기며, 홍콩에 할로윈 문화를 전파시킨 것은 각종 국제학교들의 할로윈 페스티벌이다. 

                                                            관련글 : 어린이들과 키덜트를 위한 축제모드, 홍콩에서 할로윈을 즐기다.

홍콩에는 영국, 캐나다, 미국등 각국의 커리큘럼을 따르는 국제학교들이 많은데, 유럽과 미국계 학교에서는 할로윈에는 여러 행사를 벌인다. 간단하게 하는 학교는 낮에 반나절 정도 가장행렬을 벌인다. 학생들은 다양한 캐릭터나 괴물로 분장을 하고 등교해 운동장을 함께 돌며 다른 아이들을 구경하고 뛰어논다. 가장 독특하고 창의적인 분장을  하거나, 가장 무섭게 연출한 학생을 골라 시상을 하기도 한다. 매년 할로윈 축제를 가장 성대하게 벌이는 것은 홍콩섬의 영국계 학교인 케네디스쿨로 근처 주민과 일반인들에게도 축제를 공개한다. 저녁시간에 학교는 공상과학영화속처럼 즐겁고 기괴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선생님들은 마법사나 드라큘라로 변신하고, 아이들도 꼬마유령들로 변신한다. 아이들은 유령모양의 아이싱이 입혀진 쿠키를 먹고, 선생님들이 놀이터에 검은 천을 덮어씌워 마련한 유령의 집에서 보물찾기를 한다. 평상시에 잘 먹지 못하는 단것을 마음껏 먹을 수 있고, 게임을 즐길 수 있어서 할로윈은 아이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즐거운 행사다. 

할로윈과 비슷한 홍콩명절, 중원절

사실 홍콩에도 할로윈과 비슷한 전통명절이 있다. 중원절(中元節)이라고 하여 중국설화에 염라대왕이 매년 7월 15일 옥황상제에게 보고하러 저승을 비우고 하늘로 올라가면 저승의 왕궁은 아수라장이 된다고 한다. 귀신들은 그 틈을 노려 저승을 빠져나와 인간세상으로 올라와 거리를 헤매고 돌아다니면서 맘대로 해꼬지를 하거나, 재난을 일으킨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회사와 학교가 끝나는 대로 곧바로 집으로 돌아가 가족들끼리 저녁을 먹고, 조신하게 집안에서만 지낸다.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고, 거리에서 향을 피우고, 지전(종이돈)을 태우고, 음식을 놓아 거리를 헤매는 고독한 영혼들을 위로하기도 한다. 이런 풍습이 아직까지 남아있어서 그런지, 할로윈 스토리에 대해서 크게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형성된 듯하다.
 

                                                              관련글 : [홍콩명절/중원절] - 홍콩은 귀신도 돈을 좋아해?!


할로윈을 이용한 다양한 관광상품
홍콩의 할로윈 붐을 일으킨 가장 본격적이고 화려한 행사는 올해로 9년째를 맞이한 홍콩오션파크의 할로윈배쉬(Holloween Bash)이다. 할로윈이 있는 10월을 전후해 9월말부터 11월초까지 금,토,일 오후5시반-자정까지 대대적인 할로윈 이벤트를 벌인다. 2009년의 경우, 400여명 이상의 세계 각국의 귀신분장을 한 스탭들과 8곳의 테마 귀신의 집, 그외에도 20곳 이상에서 괴기한 전시물과 공연이 펼쳐진다. 할로윈이벤트가 열리는 곳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기존 놀이동원 입장료외에 추가로 나이트 티켓을 구매해야 하는데, 손목에 종이팔찌를 차서 표시한다. 티켓을 일반티켓(235-280홍콩달러)과 2배 가까이 비싼 특별티켓(405-495홍콩달러) 두 종류가 있는데, 요일별로 날짜가 조금씩 달라진다. 테마 귀신의 집을 입장할 때 줄이 나뉘어 있어 특별티켓을 가진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입장시킨다. 직접 줄을 서보니, 특별티켓이 15분 이상 기다리지 않는데, 일반티켓으로는 1시간 반정도를 기다린후에 입장이 가능했다. 할로윈 배쉬는 대부분 연인과 20대중반 이하의 또래친구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화려하게 코스튬을 차려입고, 화장까지 하고 온 매니아들도 많다. 그렇게 열성적으로 참여하다 보니 비싸지만 특별티켓은 2주전에 이미 사전예약이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있다.   
 

할로윈이 포함되어 있는 주말은 바와 클럽이 모여있는 홍콩의 대표 유흥지 란콰이펑은 온갖 코스튬으로 화려하게 장식한 젊은이들로 넘쳐난다. 짙은 화장과 평상시에 하기 힘든 복장을 친구들과 함께 하고 나타나 또래집단의 문화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각종 바와 클럽은 베스트 코스튬상등을 선정해 상품을 증정하기도 해 분위기를 돋군다. 기성세대와 사회에 대한 반항심과 일탈하려는 마음을 금기시 되어 있는 피, 죽음, 악령등의 소재를 자유롭게 사용하여 표현하는 것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 같다. 안전한 행사진행을 위해 경찰들은 근처 차도를 통제하여 사람들이 다닐 수 있도록 인도로 만들고, 사람들의 흐름을 조절해서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지원한다. 2000년 밀레니엄 행사때 과도한 인원이 집중하여 6명이 압사한 적이 있기 때문에 한동안 행사가 통제되었는데, 몇년전부터 다시 행사를 허용하면서 통제하는 경찰지원병력을 늘렸다.

그외에도 호텔, 레스토랑, 카페, 쇼핑몰에서는 다양한 할로윈 한정상품을 판매한다. 대부분은 어린아이들도 좋아할만한 컬러풀하고 귀여운 모양을 하고 있지만, (부모들이 반발하지 않도록 지나치게 괴기하지 않은) 일부 가게에서는 인체의 일부나, 피, 거미, 벌레와 지렁이등 혐오스러워하는 대상을 음식메뉴로 만들어 판매해 화제가 되기도 한다.  
 
한국으로 도입할 경우에는 문화적, 심리적 특수성 감안해야
한국에서도 일부 유치원의 행사와 청소년들의 파티문화에 할로윈이 도입되고 있다고 들었다. 할로윈은 상업화하기 쉬운 소재와 다양한 변형 이용이 가능한 재미있는 명절이다. 극단적인 방향으로 치닫지만 않는다면 학업 스트레스등으로 힘들어 하는 청소년들에게 해방구로서 참여해 즐기는 축제로서 해방감을 선사할 수 있다. 홍콩의 할로윈은 관광객들에게도 인기가 많아, 색다른 것을 즐기고 싶어하는 외국인들을 끌어들인다. 외국의 문화이지만, 홍콩의 다양한 전통과 문화를 결부시켜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할로윈 배쉬는 서양인 관광객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드라큘라, 마녀등 서양의 귀신이외에도 강시, 주술사, 풍수학자 등 홍콩과 중국의 전통 귀신들이 등장하는 할로윈은 역으로 서양사람들에게 이국적인 행사가 되어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 도입하기에는 장애물이 많다. 홍콩의 경우, 외국인의 비율이 높고, 홍콩 사람들은 외부문화에 대한 거부감이 적다. 외래문화를 수입해서 즐기는데 심리적인 장벽이 낮기 때문에 할로윈의 활성화가 가능했다. 한국의 경우 외래문화와 상업화된 명절에 대해 배타적이다. 발렌타인데이의 경우에도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문화로 자리잡았지만, 여전히 상업화된 외래문화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는 목소리가 있다. 그 외에도 악령과 죽음등 종교적으로 금기시되는 부분을 표면화 하기 때문에 기독교등 관련 종교단체의 반발이 예상된다. 


                                                                              * 이 포스트는 아시아문화도시 해외통신원에 기고된 내용입니다.  
신고
Posted by 검도쉐프


티스토리 툴바